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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느긋한 오가닉 라이프 : 아침못스테이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친환경 목조주택에서 누리는

평온한 시간


글ㆍ사진 ㅣ 길보경



우아하게 사는 법은 무엇일까? 프랑스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는 저서<현대 생활의 발견>에서 우아한 삶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넓은 의미에서 우아한 삶은 휴식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술이다.” 그러면서 우아함의 삼위일체란 단순함, 조화, 적확성이며 궁극적으로 통일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시대를 통과하는 현대인으로서 우아한 삶은 노동과 일상의 균형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일하는 인간의 숙명을 타고났다면, 일하지 않는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여간 중요한 게 아니다. 노동의 자리에서 우아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휴식의 자리에서만큼은 우아하게 보내는 게 어떨까. 재충전을 위한 '쉼'이 결국 우리의 일상을 지탱해 줄 테니까 말이다. 우아한 삶을 향한 여정 속 춘천에 자리한 아침못스테이를 만났다.



신북읍 아침 못 길에 위치한 아침못스테이는 강원도 자연의 신록이 물든 집이다. 큰못과 작은 못이라는 독립된 두 채로 이루어져 있으며, 객실마다 푸른 잔디가 펼쳐진 너른 마당을 품고 있다. 우리 가족이 머문 큰못의 마당에는 아웃도어 가구 및 화로, 해먹, 가제보 등을 갖춰 캠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축구공, 배드민턴 등도 구비되어 있어 야외 활동을 다채롭게 즐기기에 손색없었다.



자연주의를 따르는 아침못스테이는 천연 벽지와 자작나무 등의 친환경 자재를 적용한 목조 주택이다. 백시멘트를 손으로 비벼 바닥을 미장하고 천연벽지와 자작나무로 내부 인테리어를 한 만큼 따스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곳곳에 맴돌았다. 또한 거실과 주방, 다이닝이 연결된 구조로 설계해 가족 간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공간을 구현했다.


다양한 모양의 창을 내어 빛을 깊게 드리운 거실은 가구의 기능을 겸하는 책장이 있어 독서하기에 더없이 완벽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인테리어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깊은 휴식을 누리기 최적이었다. 주방 역시 마당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큰 창이 있었다. 커피머신과 토스터기, 정수기와 함께 다종다양한 식기를 보유해 요리 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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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는 초록빛 기운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2층의 침실. 창마다 나무가 보이는 데다 나뭇결이 돋보이는 침대, 산뜻한 향이 나는 침구류, 부드러운 빛을 발산하는 테이블 조명 등이 조화를 이뤄 아늑함을 극대화했다. 더블 베드와 싱글 베드가 놓인 두 침실 사이에 슬라이딩 도어가 있어 자유롭게 분리하거나 결합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서자, 예상치 못한 위트 있는 공간을 연달아 만났다. 책과 장난감, 보드게임, 기타 등이 있는 별 다락과 한 번 더 사다리를 오르면 나타나는 우주 다락. 하늘을 감상하기 좋은 창과 안락한 소파, 무선 헤드셋,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있는 '로망'의 공간이다. 실로 반전처럼 자리한 두 개의 다락에서는 근사한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했다.



가장 오래 머문 공간인 다락방에서 언니와 재즈를 감상하고, 괜히 기타를 두들겨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바깥으로는 큰못과 마주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들려왔다. 평화롭고도 편안한 순간이었다. 그 누구라도 이 공간을 만난다면 자신만의 안식처를 형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집처럼 편안하고 낯설지 않은 인테리어를 갖춘 공간이다 보니, 순간 우리 가족의 세컨드하우스가 딱 이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는 춘천으로 향하는 길에 들린 신북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장을 본 음식으로 한 상을 차렸다. 로컬 농부가 재배한 유기농 상추, 케일, 고추, 오이 등을 맛보며 서울의 마트와는 차원이 다른 퀄리티를 체감했다. 강강하고 푸른 식탁에서 만찬을 즐긴 후,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불멍을 했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뜻깊고 더없이 소중하다. 야외에도 마샬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어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따라 부르고, 왜 좋아하는지 설명하면서 긴 밤을 따듯하게 보냈다.



아침으로 딸기, 블루베리, 수박을 곁들인 요거트와 계란, 모닝빵을 간단히 먹었다. 커피도 평소 가장 좋아하는 에스프레소로 내려 먹었다. 아침못스테이에 머무는 동안 가족들이 입을 모아서 이야기한 것은 '머무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배려한 숙소는 처음이다'라는 말이었다. 함께 놀러 온 사람들이 따로 또 같이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요소가 녹아 있었고, 자연스레 호스트의 세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체크인 시 호스트님께서 써주신 손편지와 숙소 매뉴얼을 읽어 보니 이곳에는 편지를 쓰면 1년 뒤에 보내주는 서비스도 있었다.


체크아웃 전까지 얼른 집에 갈 채비를 마치고 다이닝 식탁에 앉아 다 같이 편지를 썼다. 자연스레 이곳에서의 경험을 사유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부모님과 이런 집을 지어 놓고 여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을 열심히 살다가도 때마다 허물을 벗고 쉬어갈 수 있는 제2의 집이 있다면 우아하고 충만한 휴식이 가능할 것이다. 잔잔히 위로를 건네는 아름다운 자연 속 집, 아침못스테이. 계절이 바뀌면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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