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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영화의 한 장면 [제주 | 토리코티지x하시시박]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내 감정을 파고드는

하시시박의 사진


글ㆍ사진  고서우



스테이로 향하여 들어가는 길, 일부러 몇 발짝 덜 들어가고 선다. "여기서 보는 건물이 예쁘다. 이따 노을 질 때쯤에 다시 나와봐야겠어." 그렇게 첫인상에서부터 '토리코티지x하시시박'은 기대감을 주는 모습이었다.



1층으로 들어가기보단, 곧장 높은 계단을 올라 2층으로 들어갔다. 2층에 오르니 다이닝룸과 그 전경이 보이는데, 저 멀리에는 바닷가 수평선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였다.



감탄사를 마치기도 전에 가지고 온 짐들을 들였다. 한쪽 구석에 캐리어를 두면서 다시 몸을 돌렸는데, 마침 큰 창문에서 쏟아지는 빛과 그 전경들을 바라보는 친구의 모습이 오래된 필름 속에 묵혀둔 청춘영화 한 장면 같았다. 그대로 있어 보라고 하면, 그 소리에 내 쪽을 바라보다 자세가 달라질까 싶어 얼른 카메라부터 들었다.



'토리코티지x하시시박' 하시시박은 종종 이런 느낌일 때 셔터를 누를까? 벽에 걸린 하시시박의 작품들은 그렇게 친구를 찍고 나서야 다시 보았다. 사진 속 인물이 배우 봉태규인 것 같아, 특히 둘의 관계상 그녀가 그를 찍을 때의 감정까지 상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서둘러 1층으로 내려갔다. 2층에서 느낀 기분들이, 어서 1층으로 내려가 볼 것을 재촉했기 때문이다.

"저기 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모습도 예쁠 것 같아."



밖이 무더우니 나가는 것 자체를 핑계 대며 꺼리고도 싶었겠지만, 책 몇 권과 쿠션들이 늘어져 있는 공간 안으로 빛이 가득 쏟아지니, 그 빛을 얼굴로 맞아대는 모습을 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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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이 좁고 기다란 복도를 가운데 두고, 방이 두 개로 나뉜다. 한쪽 방은 퀸베드가 하나, 맞은편 방에는 싱글베드가 두 개. 가족 단위로나 우리처럼 친구끼리 놀러 오기에 좋을 만한 공간의 구성이었다. 방마다 샤워할 수 있게끔 욕실이 분리되어 있던 점까지도 좋은 쪽으로 참고될 만한 부분이었다.



"수영장에 물이 다 받아졌을 것 같은데?" 우리는 다시 위로 올라가, 수영장 물의 수위를 살폈다. 물 온도를 발끝으로 확인하려 바지춤을 잡는다. 모퉁이에 서서 그러고 있는 모습은 또 한 번의 셔터 소리를 만들었다.



오후 4시에 체크인하고 나니, 이쯤 되어서 오후 햇살이 강렬해진다. 해가 길다는 점은 여름을 여행할 때만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노을이 진다!" 우리는 몇 번이나 같이 노을을 본 사이들이지만, 높은 건물에 올라와서 수영장 물에 발을 담그며 보는 노을은 또 달랐다. 왠지 모를 웅장한 맛에, 건물 앞에 보이는 저 타워크레인조차 그냥 잘 어울리는 듯하다고 말을 했다.



눈 부신 햇살, 옷 위로 떨어지는 방마다의 색깔, 지금 여기서 느껴지는 내 사진 속 내 감정에 집중해 보도록 만드는 몇 개의 하시시박의 사진들. 완벽하다고 여겨졌다.



다 져가는 노을이 아쉽다고, 왜 바닷가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는 해는 더 빠른지 모르겠다며 새삼 평소에는 잘 뱉지 않을 말들을 마구 했다. 이제 와 여기 있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음에 괜스레 말이 빨라지고 많아졌던 건 아닐는지 싶다. 까닭도, 실속도 없는 대화들이었어도 좋았다. 그럴 만한 공간이었다.


 

땀 내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웠고, 많이 웃었다. 자기 전에 "안녕"하며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미지근한 물에 땀도 씻겨내니, 뒤척인 하나 없던 밤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하루 종일 재밌었다." 초등학교 일기장에 쓸 법한 느낀 점. 단순한 그만큼 군더더기 없던 하루. 피곤을 쌓지 않은 날이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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