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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가장 가까운 수영장 [서귀포 숙소 | 호근머들]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마음이 트이는

범섬 뷰를 마주하고


글ㆍ사진  고서우



매우 무더웠던 올해 여름, 그래서였을까 산으로 바다로 물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작년까지도 하지 않던 스노클링을 한다던가, 수영을 배우러 다닌다던가. 시원하게 물이 튀는 사진을 자꾸 보다 보니, 문득 나도 물 안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귀포에 위치한 풀빌라 숙소 '호근머들'에는 동마다 넓은 수영장이 있다고 들었다. 가·나·다 총 세 동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객실 사진을 보다가 그만 선택 장애가 와서 멀미가 났을 정도로 모든 동이 한 번쯤 머물러보고 싶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느 동이 좋을까? 넌 어디가 좋아 보여?"

도무지 내 선에서 끝내지 못할 고민을 친구에게 떠넘기기까지 했다. 그렇게 둘이 얼마 동안이나 사진을 살펴보다, 셋 중 3층까지로 가장 넓은 다동을 예약하여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숙소가 정해지고 나니, 그때부터 한여름 밤의 꿀 같은 여행 준비에 가속이 붙었다.


먼저 숙소 주변을 살피면서 주변에 가볼 만한 카페 또는 명소를 찾아보았는데, 위치가 정말 좋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을 정도로 가볼 만한 곳들이 널려있었다. 특히 밤에 보면 더 예쁜 새연교가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고 해서, 저녁을 먹고 꼭 새연교에 밤 산책하러 가자고 신이 나 약속까지 받아냈다.


그리고 서귀포 이마트가 차로 5분 거리라고 하니, 밖에서 사 먹고 들어오기로 했던 저녁 또한 마트에서 장을 봐서 우리끼리 해 먹는 것으로 정했다. 우리는 차츰 코스가 정해질 때마다 즐거워 손뼉을 쳤던 것 같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서 서귀포에 자리한 숙소에 도착했다. 여름 해가 길다 하지만, 완전히 서쪽으로 넘어간 해는 '호근머들' 곳곳에 오후 그림자를 찍어내고 있었다.



"완전 크다~!" 첫인상에 대한 꾸밈 없는 느낀 점이었다. 이 정도 크기라면 가족 단위는 물론 친구 여럿이 왔을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어린아이와 어른 몇몇 웃음소리가 번갈아 들렸다.


"수영해 봐! 아빠 하는 거 봐! 어푸어푸." 아이보다 어른이 더 신났다는 말이 딱 맞는가 싶어 웃음이 나오면서도, 아이가 질러대는 데시벨 높은 행복의 소리 역시 끊임이 없어서, 나도 빨리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에 차에서 짐을 내리는 손이 다 초조해졌다.



계단을 오르며 눈앞에 '다동'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찾았다.



재빨리 앞에 서서 도어락을 해제하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매우 넓은 거실과 창밖으로 닿을 듯 가까운 범섬 뷰에 감탄했다. 우리 둘이 이 넓은 곳을 하루 쓰겠다니, 멋쩍어할 지경이었다.



짐을 풀고, 숙소의 1층 거실부터 둘러보았다.

서귀포의 범섬 뷰를 넉넉한 창으로 바라보며 주방을 살피고, 소파에도 잠깐 앉아보았다. 6인 식탁 위에는 그만큼의 웰컴 디저트들도 마련돼 있었다. 꼭 제주다운 것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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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으며, 기대감에 목을 먼저 빼고 고개를 빼꼼거렸다. 2층에서 보는 경치는 가히 더운 여름에 시원함을 가져다주는 모습이었다고 말해볼 만했다.



2층엔 침실이 마련돼 있는데, 넓은 숙소 한편에 아늑함을 만들어 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 2층에서 바로 연결되는 풀장과 그 사이 욕실이라는 구조까지 "정말 괜찮다."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3층에는 다락 구조의 공간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둘이 나란히 벽에 기대어 책을 읽든 준비된 스피커로 음악을 듣든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1박 2일 안에는 다 즐겨보지도 못하겠다며 아쉬움에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둘이 캐리어를 가지고 올라와서 수영복을 꺼냈다. 마침 땀을 잔뜩 흘린 우리라서,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간단히 샤워한 뒤 풍덩 빠져보자고 시선은 벌써 수영장에 가 있었다.



준비된 튜브를 물에 먼저 띄우면서 수영장 계단으로 내려갔다. 체온을 식혀주는 물 온도가 만족스러워서 마구 웃음이 나왔다. 아마도 옆 동 아이의 웃음소리 그 이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크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영도 했다. 언제라도 고개를 들면 서귀포의 범섬이 보이는, 오션뷰 수영장 안에서 부족함 없는 행복을 느꼈다. 배고픈 줄도 모르게 놀다 보니, 어느덧 저녁 시간을 훌쩍 넘기기까지 했다.



깨끗하게 씻고 식탁에 밥을 차렸다.

물에서 놀 때는 몰랐던 허기짐이 갑자기 몰려왔다. 마트에서 사 온 생선회에, 아직 보이는 저 범섬을 함께 올렸다. "맛있어! 너무 좋아." 그간의 행보를 위로받는 저녁이었다.



침대에 누워, 잘 자라고 서로에게 인사하며 웃을 때는 그래도 아쉬움에 좋지만은 않았으리라. 하루가 조금만 더 길었으면 싶은 마음. 자주 생각지 않는 마음이 들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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