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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연하게 기억되는 [스테이해돋 | 고성 감성 숙소]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시간


글ㆍ사진 ㅣ 한아름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뭇잎이 켜켜이 쌓여가며 화려한 인사를 건네는 계절이 왔다. 언제나 그렇듯 변함없이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가을이 오면 나는 누구보다 뜨겁던 노력에 대해 결실을 맺기 위해 더 분주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수확의 순간. 고대해온 순간이지만 ‘끝’이라는 생각에 기쁨도 잠시 왠지 모를 쓸쓸함이 나를 감싼다.


그 어느 때보다 수고한 나를 다독이며 그간 쌓인 근심과 걱정을 털어내려 바다로 향했다. 자동차로 3시간여 달려 도착한 강원도 고성. 하늘은 맑아 높푸르게 보이고 맞닿은 바다는 유난히 짙었다. 연중 며칠 되지 않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알맞은 날씨에 따스한 볕과 느슨한 바람을 맞으며 해안 도로를 달렸다.



크고 작은 바위와 유난히 맑아 보이는 고성 아야진 해변 앞에 차를 세웠다. 화려했던 날들이 지나간 바다는 텅 비워진 채 낮고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로만 가득했다. 시선을 짙은 바다에 던져둔 채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맞이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고요함과 한적함에 소란했던 마음이 감춰지고 평온이 찾아왔다. 그리고 아야진 해변을 한아름 품은 ‘스테이 해돋’에 머물며 진정한 휴식을 마주했다.



호스트는 오래전 이곳에 터를 잡고 작은 식당을 운영해오다 아름다운 풍광과 추억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스테이 해돋’으로 재탄생시켰다. 2층부터 5층까지 층별로 1개씩 객실을 두고 일제히 바다를 향해 창을 내어 어디서든 아야진의 풍경을 볼 수 있게 해두었다. 나는 스테이 해돋에서 가장 높은 층인 5층 ‘EAST’ 객실을 선택했다.



객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다란 다이닝 테이블이 놓인 주방 뒤로 바다에 시선이 먼저 닿았다. 아야진 해변을 주제로 각기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전시한 것 마냥 창문마다 보이는 풍경이 달랐다. 특히 거실 공간에 있는 창문은 마치 뱃머리 앞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처럼 아야진 해변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내부는 차분하고 단정한 톤으로 벽과 바닥을 구성하였고, 그 위로 짙은 나무색과 검은색을 포인트로 중심을 잡아주었다. 거실을 뒤로 다시 주방을 지나 짧은 복도를 지나니 건식 세면대와 욕조 그리고 옆으로 침실 공간이 이어졌다. 침실 공간에서는 해변이 아닌 아야진 항구의 모습이 조망되어 또 다른 바깥 풍경을 엿볼 수 있었다.



어느덧 산 뒤로 해가 넘어가고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고 있었다. ‘스테이 해돋’에 머무는 게스트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옥상에 올라 잠시 마을 풍경과 바다를 한눈에 조망했다. 짧아진 해는 고요한 바다 위로 긴 여운만 남긴 채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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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 해돋’은 머무는 동안 바다를 곁에 두고 공간을 충분히 즐기며 편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주방도구와 식기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배달음식 주문도 가능했지만 오늘의 저녁 식사는 바다를 감상하며 바다의 향취를 가득 담은 재료들로 직접 만들어서 먹었다.



창밖 바다가 검게 물드니 빛으로 가득 찬 내부에 집중되었다. 호스트가 준비해둔 주전부리와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며 그간 밀렸던 콘텐츠들을 감상했다.



언제나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아야진의 바다와 ‘스테이 해돋’에서 머무는 반나절의 시간들이 흐트러진 마음 정돈에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들쑥날쑥 어지러운 것들이 많은 세상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날 호스트가 미리 알려준 해돋이 시간에 맞춰 휴대전화 알람이 울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뱃머리 창문에 걸터앉아 아침잠을 깨웠다.



일상에서는 어려운 아침 해를 기다리는 일. 바깥 새벽공기는 무척 차갑겠지만 나는 ‘스테이 해돋’의 온기 속에 천천히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태양의 윗부분이 수평선에 접하는 순간. 점차 구름이 서서히 붉게 물이 들고 이내 바다 위로 붉은 빛이 퍼져 나갔다.



문고리에 걸어둔 따뜻한 전복죽으로 속을 채우고 아침 반신욕으로 컨디션을 올렸다. 평소에 가질 수 없는 여유. 여행이기에 가능했던 시간이었다.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스테이 해돋’에서 머무는 동안 차분하게 자연과 계절을 체감하고 회복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 가을은 더욱 생생하고 선명하게 기억될 것 같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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