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글ㆍ사진 ㅣ 고서우
"이 동네는 처음 와보는 것 같은데."
제주에 살면서도 제주 곳곳을 다 가볼 수는 없는 와중, 더군다나 오랜 세월 타지인의 유입 없이 그 동네 사람들만 조용히 모여 살던 곳은 내게 생소하기 마련이다.
구부러진 골목길을 따라서 가다, 바로 보인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비교적 여유 있는 공영주차장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이 집의 축복이라 생각하며 짐을 내렸다.
'스테이 고스란'
고스란의 지붕은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을 가리지 않고 잘 받아들이는 색깔이었다. 그것이 파인 스테이의 기본처럼 느껴져서, 오묘한 지붕의 색을 잠시 멈춰 올려다 보았다.
총 두 채로 이루어진 이곳은 사이에 마당을 두고 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동은 벽난로와 자쿠지가 있는 별채이며 맞은편이 안채이다. 나는 먼저 안채로 들어갔다.
저녁에 비 예보가 있었던 날이니만큼 볕 한 줄기 없이 매우 흐렸지만, 흐린 날도 나쁘게만 바라볼 것은 아니라는 듯이 따뜻한 느낌을 부족하지 않게 채우고 있었다.
들어가서 우측에 평상이 넓게 보였는데, 원목 가구 위로 다도 키트가 마련돼 있어서 차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나 이렇게 시린 날 마주한 찻상은 바깥 온도에 굳어진 몸을 녹여내려 줄 온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이어 눈에 들어온 식탁도 사이즈가 넉넉한 편이었다.
둘이서 오붓한 여행을 오는 손님들에게는 물론이고 여럿이 머물 만한 숙소를 찾는 이들에게 역시 더없이 환영받을 숙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나에게 4인 정도 머물 수 있으면서도 감성적인 숙소를 추천해 달라는 지인들이 많이 생겼는데, 여기도 기억해 두면 좋은 정보로써 전달해 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간살문을 밀어 열자 포근한 침실이 나타났다. 침대에 누우면 큰 창문을 통해 마당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내심 저녁에 내릴 비가 기대되는 모습이었다.
침실과 욕실은 붙어있었고, 난 이게 마음에 드는 부분이 되기도 했다. 새벽에 눈을 뜨면 추위에 유독 약해진 몸이 거실까지 나가는 것을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식탁을 정리하고, 침실에 들어오면, 심심해서라도 나갈 일 없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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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각해 보면 가정집도 그렇고 특히 요즘 독채 숙소에는 방에 욕실이 딸린 구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무엇이 다를까 싶어 기억을 되짚게 된 '스테이 고스란'의 침실. 아마도 두 가지가 영향을 주었지 싶다.
첫 번째는 옹기종기, 침대에서부터 동선이 정말 멀지 않은 건식 세면대와 욕실이다. 작은 방 안에서는 한, 두 발자국에도 공간감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짧은 복도, 아주 가깝게 붙은 거리 때문에 공간감이 좁아져 포근함을 주었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심심할 겨를 없는 시선의 즐거움이었다고 확신한다. 어쩌다 밤에 몸을 뉘어도, 무료하게 되는 것이 습관이다. 그래서 초저녁부터는 침실로 잘 들어가지 않게 되고, 엎드려도 소파에 엎드려 있게 되는 편이다. 할 것이 없어도 거실을 맴도는 거다.
그런데 '스테이 고스란'에서는 식탁 정리를 마치자마자, 침실에 붙은 욕실로 들어가 양치를 하고 씻었다. 그리고 바로 침대에 누웠는데, 이불 덮은 발아래로 커다란 창문, 거기에 조명을 받은 마당이 보이니 나가볼 만한 생각이 안 들었다. 그 자리가 너무 좋았던 것이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침실 기억을 마치면, 자쿠지가 있는 별채로 이어진다.
처음 '스테이 고스란'에 와서 안채를 모두 살핀 후에 했던 일이, 별채에 있는 자쿠지 안에 물 채우기였다. 오후 4시에 체크인을 하니까, 별채 조금 둘러보다 자쿠지 안에 물 채우기를 어느 정도는 해 놓아야 원하는 시간에 빠르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해야 하니 할 일이 많은 반나절이 된다.
자쿠지는 2인이 쓰면 여유로울 크기였다. 깊이도 섭섭지 않은 편이어서 되도록 깊은 물에 앉아있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만족스러운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자쿠지가 있는 별채는 쉼 그 자체를 즐기다 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벽난로 그리고 소파, 거실 테이블 등이 쓰기 편하도록 놓여 있었다. 그 주변을 이루는 색 조합도 좋아서 눈이 편안한 공간이었다고 기억한다. 그저 앉아 있으면 미뤄두었던 책 한 권으로도 세상과 단절시켜 줄 공간이었다.
테이블 가운데 놓인 인센스 홀더에 스틱을 고정하고는 불을 붙였다. 자쿠지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인센스 스틱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좀 더 극대화해 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마당에 앉아 불멍을 하면 좋았을 것 같은데 창밖으로는 예보돼 있었던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싫지 않을 정도로 창문을 흐리게 하는 빗방울 너머로의 마당이 예뻤다. 파인 스테이라는 단어가 이 모습일 테다.
침실에서 나는 쉽게 잠이 들었다. 편안한 매트리스,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바깥 날씨와는 다른 뽀송함이 모두 나를 잠재우는 자장가 같았기 때문이다.
이대로 긴 새벽이 되었으면 싶었는데, 시간은 똑같이 흘러가고, 나는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
'스테이 고스란'을 다음에도 다시 찾는다면, 그때도 역시 지금과 같이 흐린 날이었으면 싶어졌다. 흐린 날엔 맑은 날을, 맑은 날에도 또한 맑은 날을 기약하곤 했었는데, 여기서만큼은 날씨를 달리 생각하게 되는 남다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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