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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아늑한 휴식처 [서울 종로 숙소 | 썸웨어]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밤새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글ㆍ사진  김수연


한 달에 주말은 왜 4번밖에 없는지. 사람이 4명 정도 되면 생각보다 시간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가 출근할 수 있는 적당한 위치 서촌에서 월요일부터 함께하기로 했다.



폭염에 늘어진 곰돌이는 귀엽고 올 때마다 못 보던 가게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서촌. 여전히 골목 골목이 예쁘구나. 나에게 서촌은 추억이 많은 동네이다. 저기 언덕 위로 우리가 예약한 숙소가 보인다. 혹시 썸웨어(somewhere) 와보셨나요?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면서 큰 다이닝과 키친이 있는 ‘썸웨어(somewhere)’. 방과 화장실이 많은 스테이라 각자의 숙면과 출근 준비도 동시에 가능할 것 같아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적산가옥인 썸웨어는 1930년대에 지어져 무려 100년이 다 되어 가는 고택이라고 한다. 오랜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스테이로 현대화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시간이 쌓인 공간을 소중히 여기는 누군가 덕분에 이런 곳에 머물게 된 사실이 새삼 감사했다.



체크인 완료. 다시 보니 현관 바닥의 체크 패턴과 내 신발 너무 찰떡이었네?



썸웨어의 진정한 첫인상은 바로 이 장면이 아닐까. 눈으로 봐도 사진으로 담아도 기분 좋은 장면이다. 감상도 잠시, 목재 프레임으로 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니 시원하게 맞춰진 온도와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스테이폴리오의 체크인 환대는 언제나 기분 좋다.


썸웨어 예약하기




썸웨어는 최대 8명까지 숙박할 수 있는 숙소로, 그릇과 커틀러리, 컵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한 상 차려두고 밤새 이야기 나눌 생각에 도착하자마자 기분이 좋았다.



짐을 내려 두고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었는데 웬걸 생수가 없었다. 어? 까먹으셨나? 하고 돌아보니 원래 보이지 않던 정수기가 보였다. 청호나이스의 아이스트리 플리. 물 사 오는 것도 사실 제법 귀찮은 일인데 얼음도 나오는 정수기라니!



독특하게 생긴 이 얼음은 씹는 식감이 남다르다. 끝자락에 술도 깰 겸 안주로 아작아작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쯤 되면 일행들이 올 때가 되었는데 왜 소식이 없지 할 무렵. 야근, 교통체증 등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맞아, 나도 회사 다닐 때 늘 변수가 많았지. 숙소천천히 둘러보자, 생각했다.



여기는 마스터 베드룸으로, 화장실이 바로 붙어있는 유일한 방이다. 화장대는 선반을 당겨서 올리면 거울이 붙어 있는데, 왠지 이 기능은 많은 분들이 놓치고 지나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은 꼭 활용해 보시기를.



어메니티는 모두 에이솝(Aesop). 썸웨어는 숙소로 운영한 지 제법 오래된 곳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에이솝 어메니티를 유지하고 있는 게 어쩐지 고맙게 느껴졌다.



2층으로 올라가는 동선에는 바닥을 높인 찻자리에 찻잎과 도구들이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체크아웃 시간도 넉넉한데 내일 일어나서 차 한잔해 볼까?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좌우에 방이 하나씩 놓여 있다. 한쪽은 싱글베드가 놓인 작은방, 한쪽은 퀸베드가두 개 붙어 있어 최대 4인까지 숙박할 수 있는 큰방.



혼자 쓸 수 있는 이 작은방이 어쩐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패턴이 독특한 사이드 테이블이 귀여웠고, 앞에 큰 창으로 쏟아질 아침 햇살이 궁금했다.



건너편 방엔 유독 보송하고 정갈하게 놓인 침구가 인상적이었고 소품 하나, 벤치 하나 눈이 머물 곳이 많았다.

이내 울리기 시작하는 핸드폰. 배달시킨 음식과 고군분투를 마친 친구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주꾸미 한 상을 시작으로 모둠회와 빼먹을 수 없는 마지막 라면까지. 

아마 우리가 가장 진지했던 시간은 라면 맞추던 시간이 아니었을지.... 하하.



식탁 위에 달린 모빌이 바람에 35,436바퀴쯤 돌았을 때였을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모두 쏟아낸 우리는 졸린 눈을 비비며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비슷한 업계에 종사하는 우리는 종종 만나면 어찌나 할 말이 많은지. 한참을 떠들고 나니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서로가 든든하고 그 자체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햇살에 눈이 떠지고 어제의 몇 가지 웃겼던 장면이 떠올랐다. 체크아웃은 2시니까 천천히. 포근한 침구를 핑계로 눈을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하다가 '잘 잤다' 싶을 때 이불 밖으로 나왔다.



1층으로 내려오니 어제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다들 출근은 잘했겠지. 평일에 이렇게 같이 하루 보내는 거 너무 좋은데? 다들 어땠는지 물어봐야겠다. 

그럼, 연말 오기 전에 또 만나 우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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