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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동네를 찾아가는 작은 모험

처음이지만 익숙한 연희동의 공기, 파티 하우스 <모여집> 

  TRAVEL ㅣ DECEMBER  2018 

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아직은 잔잔하고 차분한
매력이 있는 동네, 연희동 


글ㆍ사진   변진혁 


연희동. 연남동과 화상 중국집의 유행으로 덩달아 인기를 얻으려나 했으나, 생각보다는 / 아직은 잔잔하고 차분한 매력이 있는 동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하철은 없고, 몇몇의 버스를 이용해서 들어갈 수 있는 그런 동네.그런 연희동에서도, 흔히 '놀러나와 만나는' 연희동의 모습에서 조금 더 벗어나 주택가로 방향을 옮겨본다. 동네 놀이터를 지나고, 골목으로 한 번 꺾어 들어가면 상상하던 연희동의 모습과 다른 느낌의 집을 만날 수 있다.


모던한 느낌의 5층 건물 1층에 마련된 모여집. 주인의 아이덴티티, 취향이 적극 반영된 듯 한 또렷한 캐릭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흰색 바탕의 모노톤 인테리어, 단조로움을 깨주는 몇몇의 푸른 식물들.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세리프TV가 잡아주는 거실(같은) 공간. 적당히 단단한 페브릭 소파와, 은은한 조명. 개인적으로 모여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조명이였다. 너무 밝지도 않고, 적당히 포인트를 잡아주는 간접 조명 덕분에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좋았다.


모여집이라 적혀있는 룸 스프레이,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와, 커피와 함께하기 좋은 과자. 싱그러운 느낌의 룸스프레이를 한 번 칙- 뿌려보고. 둘이 하룻밤을 보내기에 캡슐 갯수도 넉넉하니 우선 커피부터 내려보기로 한다.


적당히 단단하고, 적당히 포근하고, 큼직한 크기의 페브릭 소파가 마음에 든다. 앉아있기도 편하고, 뒹굴거리기도 좋고. 우리 집에도 하나 놓고 싶은데.


모여집의 기본 숙박 인원은 2명. 하지만 공간의 가장 많은 부분을 커다란 테이블이 차지하고 있다. '모여집' 이라는 이름이 테이블 덕분에 붙었을까, 아니면 '모여집' 이라는 이름 때문에 큰 테이블을 두게 된 것일까.


부엌에 꽤 많은 공을 들인 스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식기나 잔 등이 아주 넉넉히 준비되어 있고, 간단한 요리를 위한 기본적인 조미료도 구색이 잘 갖춰져 있다. 노출 콘크리트의 천정, 모노톤의 벽, 푸릇한 화분과 프레임, 커다란 테이블. 모여집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편함 없이 / 충분히 아늑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공간을 꾸며두었다.


이런 느낌 아닐까. 특별하진 않지만, 어쩌다 가끔 친구들과의 모임을 갖고 싶다. 일상에 치이다보니 한 번에 모두 모이기엔 바쁘고, 어렵게 시간을 내었다. 둘이 먼저 들어와서 요리를 하고, 시간을 갖고 있다가 친구들이 방문한다. 적당히 기분 좋게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고 바쁜 일상으로 친구들은 돌아간다. 다시 차분한 시간이 찾아온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우리들도 워낙에 바쁘다보니 친구들이 한 번에 모일 일이 없네. '모여집'이라는 이름이지만, 이번에도 둘만의 시간. '모여'라는 단어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공간이 구분된 침실. 모노톤으로 이루어진 공간, 패브릭. 천정에서 떨어지는 직접 조명은 없고, 몇몇의 간접 조명으로 따뜻한 느낌을 만들어주고 있다.


침실에도 화장실이 별도로 있다. 샤워 공간도 잘 꾸며져 있다. 어메니티는 생활도감 제품으로 채워져있다. 꾸깃하지 않은 새 치약이 준비되어 있다. 마개를 열고, 처음 치약을 짜내니, 기분이 좋다. 세심한 배려가 공간 곳곳에서 뭍어난다.


침실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외부 노천탕이 준비되어 있다. 서늘한 공기가 도는 공간이다보니, 동절기에는 이용이 어렵다. 외부와 연결되는 느낌의 공간이다보니, 여기서는 너무 시끌벅적하게 떠들지는 않도록 하자.


한쪽 벽은 까맣게, 남은 벽과 천장, 바닥은 하얗게, 창틀은 묵직한 까만색으로. 흰 벽에는 조명을 두어 너무 차갑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침구는 푹신하고 묵직한 느낌이 괜찮았다. 여자친구는 아주 개운하게 잠을 잤다고 하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뒤척였다. 몰랐는데, 은근히 잠자리를 가리는 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고 /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던 프레임들. 집에도 몇 개의 액자가 있는데, 이렇게 싱그러운 느낌으로 채워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부엌 한켠에는 많은 식물들이 놓여져 있다. 구석에 놓여진 선인장에 관심이 간다. 집에도 선인장이 있는데, 하나만 있으니 조금 쓸쓸한 느낌인데. 나도 화분을 몇개 더 살까 싶다.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 블루투스 스피커가 놓여있다. (아마도) 주인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는 듯 한 플레이리스트를 품은 아이팟이 연결되어 있다. 스피커는 작지만 단단한 베이스와 충분한 볼륨으로 공간을 채워주고 있었다. 큰 테이블 옆에 놓인 커다란 화분. 앞서도 언급했지만, 다소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모노톤의 공간에 이런저런 식물들과, 액자가 싱그러운 포인트를 만들어 주고 있다.


모여집의 첫 느낌은 모던하고 차가운 공간이다, 싶은데. 여기저기 둘러보고, 테이블에 앉아 차분히 공간을 다시 돌아보면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 뭍어난다. 단순히 스테이/숙박시설로서의 목적만이 아닌, '참 살기 좋다, 살아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생기는 좋은 공간이였다.


뭘 먹을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예상에 없던 점심을 힘을 줘서 먹었더니, 저녁은 쉽게 가기로 한다. 짐을 풀고, 산책 겸 나와서 연희동 사러가마트를 들렸다. 저녁거리와 맥주를 사갖고 깜깜하고 조용한 연희동 골목길을 걸어 다시 돌아왔다. 차분하고 차가운 공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짧지만 기분 좋은 시간이였다. 귤은 또 망원동에서 왔다. 어쩌다보니 상수동에서 시작한 하루가 망원동, 합정동, 서교동을 지나 연희동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참 이상한 하루였다.


사러가마트 옆, 케그스테이션에서 구입한 로컬 맥주와 함께 늦은 밤을 마무리. 남은 귤을 까먹고, 예능 프로를 보다가 다소 늦은 시간에 잠이 들었다. 잠자리를 조금 설치기는 했지만, 피곤하지는 않았다. 차갑고 푸른 겨울 아침 공기는 힘겨웠다. 버스를 타고 적당한 시간에 출근을 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나쁘지 않은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모여집 덕분이였을까,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게 반겨준 연희동의 공기 덕분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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