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의 농도있는 변화를 이끈 패브리커의 신작!
CAFE ONION
2016년이 가기 전 꼭 한번 다녀와보고 싶은 장소가 있었다. 성수동 자그마치와 대림창고의 계보를 이어 성수동에 새로운 문화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어니언카페를 찾고 싶었다. 2016.12.31 제주에서 처형께서 주원과 라율이를 데리고 왔기에 우린 수아, 지형이와 함께 총 7명이 함께 움직였다. 발빠르게도 와이프는 주변 키즈카페를 알아보았다. <쁘띠몽드키즈카페> 주차도 되고 시설도 깔끔했다. 살짝 아이들을 처형께 맡겨 두고 와이프와 오랜만에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즐겨보았다.^^
정말 믿지 못할 만큼 성수동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듯 하다. 주변 아파트 공장에 대형 오피스텔들이 성수동의 경관에 변화를 주고 있었다. 자동차 정비공장과 붉은색 창고들... 신구의 경관이 혼재된 이 곳 성수동에 변화를 이끈 것은 일전에 포스팅으로 소개했던 자그마치 카페와 대림창고 갤러리 칼럼 이다. 의미있는 것은 어니언카페까지 전부 관이 아닌 민간에서 특히나 관점있는 시각으로 이 동네를 흥미롭게 바라본 사람들이 카페이지만 문화의 속성을 담은 콘텐츠를 입히며 성수동의 변화를 이끌어 온 것이다.
지난 2016년 5-6월 경이 대림창고였고
9-10월 경 정도로 기억한다.
사람들이 전부 어니언, 어니언 했고
인스타 뿐 아니라 페이스북에서도
어니언카페의 이미지는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우리도 창신기지, 이화루애, 크래프트베이스 등 서울의 낡은 한옥, 적산가옥 등 미래유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낡은 가치 없는 건물을 해당 건축주와 함께 의기투합해 만들어간 경험이 얼마나 가치있고 또한 힘든 것을 알기에 이렇게 값진 공간들을 만나게 될 때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곤 한다.
도착하자마자 남들은 분명 공간에 확 시선을 빼앗기겠지만 난 이 스토리 보드에 마음을 빼았겼다. ㅎㅎ 패브리커 란 분들 아주 멋진 분들이네! 사이트를 보니 또 성균관대 후배님들이시네 ㅎㅎ 1970년대 지어진 낡은 공장은 시간의 흐름 속에 변화를 더해갔고 패브리커 분들은 그냥 허물어 버릴 수 있는 낡은 건물 안에서 속살을 발견해냈다.
새것이 줄 수 없는 시간의 켜를 조심스럽게 살려내며 그 안에 양파껍질 같이 까도 까도 매력있는 속살을 드러내며 공간의 이야기를 불어넣었다. 참 이 글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 공간공간 마다의 끊이지 않는 탄식과 감탄을 이끈 장면들이 떠오른다.
어니언카페와 자그마치, 대림창고를 비교하는 것은 어쩜 우스운 일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름의 이 곳만의 매력을 꼽으라면 내 외부의 경계를 허물며 건축물과 중정, 넓은 공간과 좁은 방들, 2층으로 열린 공간과 좁은 계단 아래로 펼쳐진 숨은 공간들처럼 서울이란 도시 안에 이렇게 다양한 스케일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은 흔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잘은 모르지만 누군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에서는 어떤 브랜드의 사옥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부지였는데 허물려고 보니 패브리커 분들이 공간이 너무나 좋아서 살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장소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살려낸 것이라 들었다. 잘했다 잘했어^^
오래된 건축물을 매만져 본 경험이 있는 나로썬 어니언카페가 비견되는 장소들에 비해 갖는 힘은 디자인 하지 않은 듯한 디자인으로 과한 느낌이 하나도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맛에 있었다. 분명 더 욕심을 내고 색깔을 내고 싶었던 디자이너의 생각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절제의 관점이 컸다. 분명 이들이 건축을 베이스로 하지 않았던 점도 있을 것이고 다른 시각으로써 건축과 도시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중정과 조경에 힘을 쓴 것 역시 신의 한수란 생각을 들게 했다.
물론 또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디테일과 퀄러티를 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 역시도 그런 어려운 이야기보단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미소 속에서 가치있는 행복이 있지 않나! 생각을 했다. 자연스러움 안에 우리 부부 역시 행복했고 오랜만에 (단 1시간이었지만 ㅠ.ㅠ) 셧터를 누르며 서로의 기억 속에 행복의 시간을 담았다.
와이프한테 물었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
와이프는 양파란 이름 처럼 까도 까도 나오는 속살 끝에 만난 제일 안켜의 외부공간이 참 좋다고 했다. 우린 추운 겨울이었지만 따스한 커피와 빵과 함께 몸을 녹이며 이 공간에서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분명 다 부셔버릴 수도 있고 어쩌면 다 남길 수도 있었겠지만 적당히, 또는 적절히 남겨진 벽체와 새로운 요소로써 내 외부를 관통하게 디자인 된 현대적인 느낌의 간결한 긴 테이블은 오브제가 되어 사람들의 머무름을 이끌어 내고 있었다.
예전 스테이폴리오 눅서울 편에서 이야기했던 '뉴서울(New Seoul)'에 대한 생각을 다시 디벨롭해본다. 저성장의 시대에 우리 세대는 분명 가치있는 행복을 위한 선택적 소비를 신중히 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있겠지만 돈을 주고 만들 수 없는 어니언카페 / 대림창고 같은 옛 것에 새로움을 더한 서울의 뉴 스팟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뉴서울을 살아가는 뉴서울의 시민들은 분명 도심 내 버려진 공간 자원을 새롭게 해석하는 이 세대들이 만들어 낸 의미있는 장소들에 반응할 것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분명 이들은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기반된다는 것이다. 콘텐츠는 장소가 갖는 숨은 이야기를 비롯해 원두에서부터 로스팅, 그리고 커피잔에 담길 때까지 갖는 과정이 남달랐던 커피 맛과 재료의 원천부터 관심을 두고 새로운 레시피로 재탄생된 빵까지 그 속살이 갖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입을 타고(SNS) 전해지는 것이다.
이젠 물리적인 공간을 소유한 사람들 보다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반으로 접속을 이끄는 사람들이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모른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관점에서 만든 사람들의 크레딧이 중요해지고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그 가치가 재화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가 부의 재분배를 새롭게 이끌지도 모르겠다. 어니언카페는 이런저런 나의 생각의 샘을 자극하는 충분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다음엔 형들과 같이 오고 싶네!
아 그리고 여기 이 뮤직룸~ 사람 있어서
못들어가봤는데 다음엔 꼭 가보리라 ~.
2017년 첫 포스팅인가! 올해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화두는 역시 균형감이다. 가정과 업무 / 열정과 행복, 일과 여행 / 새로운 도전과 섬세한 관리..... 결국 이 상반된 가치를 융복합하게 하는 것은 또한 역시 사람의 힘이 아닐까! 오랜만에 와이프와의 데이트 시간이 그래서 더욱 값지게 느껴졌네 ㅎㅎ
어니언카페!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기분좋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패브리커 분들 꼭 한번 뵙고 싶네^^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 패브리커 사이트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