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고래에서의 하루
TRAVEL ㅣAPRIL 2020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제목>
글ㆍ사진 ㅣ 신혜리
복잡하고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이 절실했던 어느 날, 푸른 제주도 바다를 떠올리며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났다.
눈먼 고래는 삼양 해수욕장을 지나 조천읍에 있다. 제주도를 여러 번 와봤지만 조천은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눈먼 고래를 마주했다.
제주도의 푸른 바다, 따스한 봄 햇살, 시원한 바람을 한껏 느낀 눈먼고래와의 24시간을 기록한다.
3:00pm
처음 가보는 조천읍, 제주스럽게 돌담들이 거리에 줄지어 있고 자동차로 작은길을 골목골목 가다보면 멀리서 고래의 등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으로 봤던 그 고래등,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 저기가 눈먼고래구나" 체크인을 하기 위해 문을 열자 잔잔한 음악과 은은한 바다향이 우리를 반겨줬다.
지금까지 다닌 숙소 중에서 사진보다 실물이 더 좋은 곳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눈먼 고래는 달랐다. 사진보다 실제로 보는 느낌이 몇 만 배는 더 좋았다. 두개의 별채가 있어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지내기에 완벽했다.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와 햇살 따듯한 중간 마당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6:00pm
숙소에 짐을 풀고 낮잠을 잤다. 눈을 뜨니 벌써 저녁.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서 고단했나보다. 동네 구경을 하기 위해 숙소 앞 조천항으로 향했다.
제주도에 사는 지인이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추천을 해준 곳이기도 하다. 10분 정도 천천히 걷다보니 조천항이 보인다. 마침 석양이 지고 있었는데 쌍무지개까지 떠서 너무나 황홀한 광경이 펼쳐졌다. 하늘은 붉은빛 파스텔 톤으로 가득 찼다. 이렇게 오늘 난 제주도 푸른 바다 그리고 하늘과 강렬한 첫 인사를 나누었다. 예감이 좋다.
8:00pm
친구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미리 수산시장에 싸온 해산물로 한상을 차렸다. 특히 딱새우와 한라토닉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우리는 숙소에 있는 동안 숙소에서 대부분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 주방에 있는 그릇들, 주방기구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들었다. 혹시 이건 있을까? 라고 생각한 도구와 조미료까지 모두 세심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에겐 천국이었다. 술잔을 기울이며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주 푸른 밤을 보냈다.
다음날.
7:00am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에 눈을 떴다. 눈앞엔 현무암과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꿈은 아니었다. 커피 한잔을 들고 테라스에 나가서 따듯한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여기가 천국이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무도 없는 조천 앞바다가 모두 내 세상인 것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평안한 이 순간이 너무 빨리 지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8:00am
눈먼 고래에서 가장 마음에 든 시설 중 하나는 야외 욕조. 미리 준비한 입욕제를 넣고 따뜻한 물에 몸을 녹였다. Boss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더 가까이 들리는 것 같았다. 욕조 옆에 돌담이 쌓여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기분을 더 좋게 해줬다. 눈먼 고래의 어메니티는 'Aesop'. 가장 좋아하는 향의 바디워시로 마무리를 하니 스파에 온 것만 같다.
9:30am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업무를 보기 위해 테라스로 나갔다. 멋진 바다를 보면서 일을 하니 더 일이 잘되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하루 종일 이런 곳에서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보다 집중이 잘되어 꽤 오랜 시간 머물었던 나만의 오피스.
12:00am
숙소 앞 5분 거리에 농협이 있어 장을 보고 바비큐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제주도는 저녁에 바람이 많이 불어 낮에 바비큐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탁월한 선택이었다. 제주도 흑돼지를 숯불에 구우니 꿀맛이었다. 휴가니깐 낮술도 괜찮겠지?
2:00pm
오후부터는 중간 마당에서 휴식이 시작된다. 이 마당은 이효리 김나영의 파티 장소로도 유명하다. 녹색 잔디와 검은 돌벽이 멋들어지게 어울린다. 봄 햇살에 우리는 딸기를 먹기로 했다. 잔디에 딸기를 올려놓고 먹다가 누워 하늘을 보기도 하고 낮잠을 청하기도 했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이런 푸른 하늘, 얼마나 오랜만인가?
4:00pm
우리는 동네구경에 나섰다. 조천에는 스테이폴리오의 '조천댁' 등 여러 숙소가 있었다. 동네 산책을 하는 우리를 빼꼼히 보는 백구와 인사를 나누고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다보면 어느새 조천주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거리엔 벽화들이 그려져있는데 제각기 다 스토리가 있는 것 같았다. 조천엔 현지식당들이 꽤 많은데 모두 하나 같이 맛있어 보였다. 찜! 다음엔 꼭 이 식당들을 와봐야지 마음을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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