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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예술, 완벽한 쉼을 위해 머무르다 : 포도호텔


건축, 예술, 완벽한 쉼을 위해 머무르다.


WHY

제주의 자연과 호흡하는 고유의 공간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가해진 멈춤의 상황은 그럼에도 우리 삶에 있어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주변을 돌아보는 저마다의 계기가 되고 있다. 가까운 곳은 이내 내가 먼 곳에서 찾는 장소이자 아름다움이지만, 익숙함에 빠져 알아차리지 못하고 먼 곳만 바라본 것일지 모른다. 매혹적인 것은 다른 곳에 있다는 상상을 거둬들이고 이제 바깥이 아닌 ‘안’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자리를 내어줄 때이다.


뉴노멀을 부단히 준비해야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흔들림 없는 가치를 발하는 곳이 있다. 제주 핀크스 포도호텔이다. 중산간 드넓은 대지 위 자연과 일체를 이루는 깊은 적요함으로 녹아들었다. 유일무이한 수평적 단층 호텔로서 제주의 자연을 가장 자연스레 끌어들이며 자연이 전하는 치유와 감동의 순간을 특별하고도 고유한 공간 경험으로 전한다. 제주 민가의 아름다움을 곡선의 지붕으로 재현해 포도송이처럼 엮은 스무 여섯 개의 객실은 그 안에 고요히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자연 밖을 거니는 것 마냥 비슷한 감도와 고유의 풍성함을 안긴다. 제주의 제주다움을 안팎으로 구현한 살아 있는 조형미로 숨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꺼내들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정수와 아름다움을 매개하여 걸러 담은 장면들에 바깥 외부로만 시선을 돌려 미처 알아보지 못한 지역의 가치와 한국적 미감에 대한 감각을 일깨운다.



PEOPLE

포도호텔을 만들고 지켜가는 사람들


‘닫기다, 잠재하다, 해방, 열다, 닫다, 혼재하다’는 이타미 준이 설계에 앞서 김홍주 회장의 첫인상에 집중하여 풀어나간 언어 표현이자 포도호텔의 기본 구상 개념이다. 대립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유연함은 곧 이타미준이 추구하는 건축 세계이자 자연과 인간이 관계 맺는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과 깊이 교감하는 건축주를 만나 제주와 인연을 맺고 그간의 철학과 혼을 집적시킨다.


제주는 제주다워야 한다는 김홍주 회장의 확고한 신념 아래, 건축물의 형상에 따라 ‘포도’라는 순 우리말을 이름붙일 수 있었다. 포도호텔 내부 곳곳에 걸린 예술작품들과 오브제들, 고가구들은 평소 예술 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온 그의 개인 소장품들이다. 이왈종, 변시지, 문봉선 화백부터 모노파 이우환의 작품과 베르나르 뷔페의 그림에 이르기까지 포도호텔의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LOCATION

제주의 중산간 자락,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오름과 평원, 그리고 제주 남서쪽 바다가 막힘없이 펼쳐지고 크고 작은 바람이 멈추지 않는 곳. 포도호텔은 지천에 펼쳐진 억새풀과 길게 늘어선 삼나무 방품림들이 얼기설기 쌓인 밭담들과 자연스레 하나를 이루는 곳에 위치한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그 어떤 것도 없는 중산간 자락에 대자연의 신비로운 기운과 만난다. 뒤로는 마보기 오름을 등지고, 앞으로는 큰 병악오름과 송악산, 그리고 산방산 전경을 마주하며 탁 트인 해방감과 함께 가파도, 마라도까지 시선이 겹겹이 뻗어 나간다.


그야말로 비어 있는 너른 자연의 품이 포도호텔 주변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잔잔하게, 또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짙은 풀내음을 맡고 그 어떤 작위가 없어 영혼을 편안히 머무르게 한다. 사람이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는 해발 450미터의 고지에, 오름과 바다가 각기 어우러지며 신비로운 기운을 품고 있는 터를 마침내 만났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땅을 원했던 김홍주 회장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지키면서 누군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제주다운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



MAKING STORY.


“자연과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추구하며 공간과 사람, 자신과 타인을 잇는 소통과 관계의 촉매제여야 한다.”(이타미 준, 『손의 흔적』) 지역의 문맥에서 그 본질을 이끌어내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짓는다. 제주의 거센 자연에 대응하며 만들어진 제주의 민가와 마을에서 제주 풍토의 정수를 찾아 녹여내었다.


제주의 작은 산천을 은유한 케스케이드(cascade)의 공간은 길게 배치되어 있는 공간의 구조를 하나로 모으는 안마당의 역할을 한다. 원형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빛은 공간의 구심점이 되고, 바깥 공기를 내부로 들이며 바깥의 자연과 흐름을 매개한다. 내부 끝 동선에 해당하는 중정의 공간은 케스케이드에 이어 다시 한 번 자연을 끌어들이는 외부적 내부 공간으로, 위쪽 부분을 넓게 가린 창호로 서쪽으로 드는 햇볕의 양을 조절한다.



SPACE

자연을 향한 열림과 비움이 서로 교호하는 공간


포도호텔의 공간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빛의 움직임과 계절의 변화가 자연스레 흘러드는 자연과 호흡하는 감응의 공간이다. 자연을 향한 열림과 닫힘이 서로 반복되고 교차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제주 자연의 흐름과 변화를 공간 내부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로비를 지나 객실에 들어서는 과정은 마을의 큰길에서 올레를 거쳐 마당을 지나 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으로 포개어진다. 입구에서 바라보면 닫혀 있는 듯 보이지만, 걷다보면 다른 풍경을 마주하듯 서서히 변화하는 공간을 만난다. 외부와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살아 있는 가장 제주다운 풍경이 액자틀 안에 담기며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원근감 있게 펼쳐지는 안쪽의 공간을 향해 걷다 보면 위쪽 부분의 시선을 차단한 창호를 만난다. 엷고 부드러운 빛을 발산하며 걸음을 유도한다. 창살 안쪽과 바깥쪽에 한국의 창호와 일본의 쇼지를 결합한 독특한 창이다. 소복이 쌓인 현무암과 제주 자생 식물들에 시선이 낮게 닿고, 낮은 평상에서 안뜰의 작은 자연을 바라보며 머무르게 한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 제주의 자연을 빚은 공간에 머무르는 여행

DESIGN | 제주 중산간에 자연스레 안겨든 자연의 건축

MIND | 공간이 미감을 넘어선 감동과 위로를 전하는 까닭

PRICE | 쉼이 그 자체로 특별해지는 하루를 위하여



글 유영채

사진 | 박기훈



포도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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