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양양의 빛과 풍경을 머금은 : 셀로판 비

삶의 여백을 다채로운 빛깔로 채우다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따스한 빛의 스펙트럼

컬러풀 하우스


글ㆍ사진   길보경


유리알처럼 맑은 동해와 설악산이 굽이진 아름다운 해변 도시 양양. 내게 이 도시는 각별한 존재이다. 서울과 가까워 주말을 이용해 양양을 오가면서 서서히 매료되었다고 할까? 서핑의 성지로 떠올라 강원도의 특색 있는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는 양양에는 언제나 재미있는 풍경과 이야기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자유로운 사람들이 경계 없는 실험을 하고, 힙스터 문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이 뚜렷한 서프숍, 스케이트 파크, 빈티지 상점, 게스트하우스 등이 즐비할 뿐만 아니라 서피비치, 클럽, 이국적인 분위기의 식당과 카페 등이 휴양지의 면모를 한층 더한다. 도시에 살던 젊은이들이 이곳으로 모여 새로운 마을을 탄생시키면서, 절경의 파노라마가 펼쳐진 양양의 해변이 더욱 다채롭게 변화했다. 


양양의 다양한 스펙트럼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는 매력적인 스테이가 있다. 동산항 근처에 위치한 ‘셀로판 비(@cellophane.b)’이다. 셀로판 비는 셀로판에 투과된 빛이 서로 다른 색을 보여주듯, 저마다의 쉼과 영감을 얻기를 바라는 이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하나의 건물에 총 3개의 객실과 스튜디오, 야외 공간, 주차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객실은 2인실인 ‘A’,‘B’와 4인실인 ‘C’이 있는데, 각기 다른 컬러 포인트로 꾸몄다. 나와 친구는 빈티지 레드가 주 콘셉트인 ‘B’룸을 예약했다.


우리는 체크인 시간인 4시에 맞춰 이곳에 당도했다. 하얗고 단정한 인상의 건물 외관과는 달리 내부엔 각 공간마다 선명한 색감의 컬러가 눈에 띄었다. 1층에는 공용 부엌과 대관용 스튜디오가 있었다. 빛바랜 민트와 그레이 벽면에 크림 옐로, 핑크 등의 컬러 빈티지 가구가 스튜디오 곳곳에 놓여 있었다. 특히 미드 센추리 모던 시대의 대표 디자이너인 찰스 앤 레이 임스 부부의 ‘임스체어’가 빈티지한 무드를 한껏 살려 주었다. 


체크인 안내를 받은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의 객실로 향했다. ‘B’룸은 빈티지 레드 컬러 포인트가 특징으로, 방 내부의 바닥과 자그마한 발코니의 바닥이 따스한 붉은빛이었다. 전반적으로 미니멀하고 담백한 호텔방과 같은 구조였는데 이에 컬러 소품을 더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앤더슨씨 디자인 갤러리의 빈티지 가구와 아르텍 의자, 크림색의 니모 조명 등은 공간의 감성적 무드를 한층 뚜렷하게 만들었다. 


셀로판 비의 어매니티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해, 동구밭의 친환경 제품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누, 샴푸, 컨디셔너가 모두 고체 제품이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일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요즘, 셀로판 비의 행보가 고맙게 느껴졌다. 와인 증정 프로모션 기간에 방문하여, 객실에는 포르투갈산 그린 와인과 과자 등의 간식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바깥으로 보이는 동산 해변의 윤슬을 바라보며, 포근한 침대에 누워 간식 타임을 즐겼다. 


호캉스의 기분을 온몸으로 느끼며,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1층으로 향했다. 청량한 블루와 사랑스러운 핑크로 꾸민 농구장은 셀로판 비의 상징적인 포토존이다. 1층에서 농구공을 대여해 말 그대로 농구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우리도 각각 하나씩 빌려, 오랜만에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신나게 공을 튀겼다. 농구장의 옆으로는 스페인의 휴양지가 연상되는 선명한 오렌지 컬러의 테이블과 옐로 컬러의 문이 있었다. 이곳에서 햇살을 듬뿍 받으며 앉아만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될 것만 같았다. 야외에는 채도가 다른 주황색 컬러 타일로 꾸민 샤워 부스도 마련되어 있다. 경쾌한 기운이 넘쳐흐르는 이 공간을 각자에 맞게 꼭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자, 동산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한 10분 정도 걸어가면, 양양에서 가장 유명한 죽도와 인구 해수욕장이 나온다. 일몰이 내려앉은 조용한 해안가를 천천히 지나쳐, 사람들로 북적이는 죽도로 향했다. 셀로판 비의 스텝분께서 추천 해주신 ‘길수산’이라는 횟집이 보였다. 그곳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오징어회를 시키고, 주변에서 컵라면을 사 와서 만찬을 즐겼다.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더없이 행복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밀도 높은 행복으로 다가오는 여행의 순간. 그렇게 밤이 완전히 깊을 때까지 우리는 바닷가 앞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방으로 돌아와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를 듣다가,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았다. 휴식을 취하기에 필요한 두 가지가 잘 구비되어 있었다. 좋은 음악과 영화로 포근한 밤을 물들였다. 너른 창밖으로 보름달과 그 아래로 바다가 환히 빛났다. 샤인 머스캣과 그린와인을 함께 곁들이며 우리만의 아늑한 시간을 보냈다. 셀로판 비는 바다 주변에 위치하면서도 번화한 해수욕장과는 거리가 조금 있기에, 머무는 내내 주변이 아주 고요했다. 


다음 날, 밝게 쏟아지는 아침 햇살에 자연스레 눈을 떴다. 이곳에 있던 트레이에 미리 준비한 과일과 시리얼을 담고, 커피를 내렸다. 따스한 빛을 머금은 듯한 발코니에서 간단히 조식을 즐겼다.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담뿍 누리며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어떤 계획도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편안히 즐겼던 여백의 시간. 양양의 알록달록함을 품고 있는 셀로판 비에서의 1박 2일은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대도시의 번다한 삶에 지쳐 하루쯤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셀로판 비에서의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셀로판 비 예약하기




에디토리얼 / 제휴문의 

stayfolio@stayfolio.com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공간 : 글림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