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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과 수영장이 있는 한옥 : 스테이 쿠이디

마당과 수영장이 있는 한옥에서 살아본다는 상상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호스트의 취향이 느껴지는 

여백의 공간


글ㆍ사진   이형기



제주도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으로 인해 이번에도 제주도일 수밖에 없었지만, 제주도는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가을 제주와 겨울 제주의 색깔이 다르고 여름 제주와 가을 제주의 바람이 다르다. 한때는 바닷가를 중심으로 공간이 생기더니 이제는 사람이 없는 조용한 동네에 공간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래서 제주도라는 같은 지역을 여행할지라도 다른 곳을 다녀왔다는 인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주도의 다양한 모습만큼이나 제주도 숙소에 대한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접근성이 좋은 시내의 호텔에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조용한 동네로 확장되었다. 조용한 동네의 한옥을 찾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한옥 스테이들이 있었지만, 넓은 마당과 수영장이 있는 스테이 쿠이디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한옥과 마당과 수영장이라니. 이 얼마나 설레는 조합인가.



제주도의 조용한 동네, 한림 어딘가에 위치한 스테이 쿠이디. 스테이 호스트의 문자를 받아 차를 주차한 후 짐을 이끌고 문 앞에 도착했다. 다른 스테이들과 다르게 마을의 정을 간직한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녹색 잔디밭과 두 채의 한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왼쪽의 건물은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고, 오른쪽의 건물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용도에 따라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기존의 한옥들과 다른 포인트였다.



짐을 풀기 위해 침실이 있는 곳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짐을 빨리 풀고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부를 둘러보니 공간을 조금 더 즐기고 싶어져 조금만 쉬었다가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캐리어를 내려놓고 옆 공간으로 넘어가 냉장고를 열었더니, 호스트님이 직접 만든 감귤 주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주스를 한 잔 따라서 마당이 보이는 작은 거실에 앉아 목을 축이며 잠시 머릿속을 비워냈다. 이 작은 창으로 보이는 마당의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액자에 담긴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실은 큰 침실과 작은 침실 2개로 나뉜다. 큰 침실에서도 거실과 마찬가지로 마당을 바라볼 수 있는 창이 설치되어 있다.



침대 옆에는 테이블이 있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개인 작업을 할 수도 있었다. 테이블 위의 조명 브랜드는 앵글포이즈. 감도 좋은 친구가 사용하는 브랜드를 여기에서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작은 방의 침대. 작은 방이지만 매트리스는 2명이 여유롭게 잘 수 있을 만큼의 크기였다.



화장실과 욕실은 같은 공간을 사용했고, 어메니티는 스테이폴리오와 이니스프리가 협업하여 만든 RE-STAY 라인으로 바디 클렌저, 샴푸, 컨디셔너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제부터는 식사를 하는 공간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별도의 파티션 없이 중앙에 4인용 테이블이 있고 테이블에 앉으면 창문을 통해 마당을 볼 수 있다.



테이블 안으로 들어가면 조리를 할 수 있는 주방이 나온다. 주방의 크기도 꽤 넓어서 넓은 주방의 로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요리하고 싶어지는 공간이었다.



커트러리도 여유있게 준비되어 있었고 접시는 무려 이딸라. 다른 스테이에서는 좋은 브랜드 접시를 잘 보지 못했었는데 아르떼미떼 조명도 그렇고 접시도 그렇고 호스트 분께서 취향이 좋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에도 욕실이 따로 있다. 그래서 바쁜 아침에는 속도감 있게 외출 준비를 각각 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이제는 바깥 구경.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영장과 자쿠지, 바베큐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앞에 수영장이 있고 안쪽에 자쿠지가 있고 옆에 바베큐 화로와 테이블이 있다. 바베큐는 사전에 미리 호스트님에게 신청을 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수영장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면 제주도의 돌담, 돌담 위의 나무, 나무 위로 펼쳐진 하늘을 볼 수 있다. 꽤 많은 수영장을 다녔지만, 이렇게 제주도의 로컬스러운 뷰를 간직한 수영장은 스테이 쿠이디가 처음이었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스테이 쿠이디로 돌아왔다. 원래는 자쿠지에 물을 받아놓고 몸을 녹이면서, 복순도가를 한 잔을 곁들이려고 했지만 갑자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실내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간단하게 맥주와 복순도가를 세팅하고 테이블 위의 조명과 스피커의 음악을 켰다. 심상치 않았던 디자인의 조명은 브랜드가 뭔가 하고 위를 살펴보니 FLOS였다.



나는 FLOS 조명을 플로어 스탠드 조명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아까 앵글포이즈 조명도 그렇고 조명 취향이 좋으신 것 같아서 괜스레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밤. 비가 오는 바람에 밖을 나가지 못했지만, 그로 인해 나와 호스트님의 취향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괜찮은 보상이 되었던 시간이었다.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기억에 남는 곳”


여행지마다 유난히 기억에 남는 공간들이 있다. 유럽은 오랜 시절부터 이야기를 이어오는 성과 와이너리가 기억에 남고 미국은 풍부한 자본을 투입한 화려한 빌딩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면 제주도에서 기억이 남는 곳은 어디일까?


내 기준에서의 답은 제주도의 한적함을 담은 스테이 숙소. 제주도의 스테이가 가진 매력은 덜어냄으로 인해 다른 것을 채우는 것. 스테이 쿠이디는 시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주위에 다른 것들이 많지 않지만 그렇게 멀어지는 대신 제주도의 자연과 여행자의 생각으로 그 여백을 채우는 공간이었다.


취향이 좋은 호스트님의 아이템과 빈티지 가구들을 경험하는 시간도 기억에 남는 이유. 한 번쯤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을 상상해 본 사람이라면 한옥과 마당과 수영장과 함께 나의 취향으로 채워진 공간을 꿈꾸지 않았을까. 머릿 속에 떠다니던 상상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곳 스테이 쿠이디, 제주도의 숙소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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