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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의 클래식 : 모노가든

바다가 보이는 공간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공간


글ㆍ사진   이형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진 것을 클래식이라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제주도 여행에서 기대하는 클래식한 요소가 있다면 제주도의 바다를 보는 것. 그것도 내가 하룻 밤을 보내는 숙소에서 바다가 보인다면 이만한 클래식이 또 없을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시대에서 클래식이라는 가치가 잠시 낮아질 수는 있지만 결국 클래식으로 돌아온다. 트렌드의 끝은 클래식이니까 말이다.


제주도의 바다를 바라보며 와인을 마시는 밤을 보낸 뒤 개인 작업을 하는 아침은 나의 로망이다. 다만 현실적인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기에 제주도 여행을 핑계 삼아 샘플링이라도 도전을 해본다. 이왕이면 모던한 인테리어를 가진 스테이에서 말이다.


제주도의 바다를 바라보는 삶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숙소는 '모노 가든'. 위치는 제주도의 서쪽인 애월에 위치해있다. 제주도 바닷가에 위치한 스테이들이 한옥을 베이스로 개조한 곳들이 많았는데, 모노가든은 모던하게 지어진 스테이다.



내가 묶은 곳은 A2룸. 2층에 위치한 방이었고, 계단을 올라가면 주방과 화장실을 거쳐서 거실과 침실로 입장을 하게 된다.



건물의 외벽에서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플한 디자인에 아늑한 분위기를 만드는 조명이 켜져 있었다. 거실과 침실에 따로 파티션이 있지는 않았지만 공간적인 느낌의 차이로 인해 투명한 파티션이 있는 것 같았다.



침대 협탁에 있던 희녹 룸 스프레이. 스테이에 왔을 때 내가 쓰는 아이템을 만나면 스테이 호스트와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것 같아 안도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침대 옆 거실에는 소파와 테이블. 셰리프 티브이가 있었고, 베란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리 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베란다로 나가면 테이블과 함께 창문 밖으로 제주도의 바다가 보였고, 옆에는 개인 작업을 하다가 잠시 쉴 수 있는 해먹까지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해먹에 누워서 낮잠 자면서 바다를 바라보면 참 이만한 시간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로 떠나기 전에 로망으로 생각했던 장면이 구현되어 있던 공간이었다.



베란다 문을 열고 발코니 쪽으로 나가면 모노 가든의 옆 건물이 보이기도 하였다. 앞쪽 건물이 바다와는 더 가까워서 뷰를 보기에는 더 좋을 듯하지만, 여기에서 보는 바다도 꽤 봐줄만했다. 개인 작업을 하다가 바람을 쐬며 머리를 식히고 싶지만 멀리 나가기는 귀찮을 때가 있는데, 한 발만 나가면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니 참 좋은 작업 환경이 아닐까 싶다. 비가 와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일상 속에서 답답했던 마음들이 좀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화장실과 욕실은 같은 공간에 있었고, 어메니티는 르라보와 리스테이가 함께 있었다. 리스테이는 스테이폴리오와 이니스프리가 협업하여 만든 어메니티 브랜드인데, 패키지 디자인도 심플하고 스테이폴리오 느낌이 잘 느껴진다.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은 준비가 되어 있지만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은 없어서 조리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저녁은 외부에서 먹고 온 후 모노가든에서는 간단하게 2차를 하는 정도로만 먹는 것이 좋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준비한 와인과 음식들로 2차의 시간을 보낸다. 조명을 최대한 줄이고 티브이를 보면서 요즘 영상 콘텐츠들에 대한 나름의 생각들을 나눠보기도 하고, 여행의 반환점을 돌았던 시기였기에 앞으로의 여행 계획을 다시 정리하기도 하였다. 마트에서 미리 사 왔던 실패하지 않는 샤블리 품종의 와인은 여행 계획을 빠르게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날의 2차는 로컬이 추천해 준 식당에서 고등어회를 포장해서 왔다. 서울에서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고등어회와 함께 와인을 함께 마셨는데, 이 순간만큼은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침 비까지 내려서 그랬는지 외부와 단절된 느낌은 더 진하게 다가왔다.



다음 날 아침. 전날 내렸던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과 맑은 날씨가 펼쳐졌다. 비로 인해 공기 중에 있던 먼지들이 씻겨내려가서 그런지 더 맑았던 제주의 아침. 하루밖에 묵지 않았기 때문에 날씨 요정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이 장면을 보지 못하고 돌아갈 뻔했다.



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갔더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어제 체크인을 했을 때도 이런 날씨였다면 잔을 들고 밖에 나와서 한 잔을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침이니까 나름 커피 한 잔으로 어제의 아쉬움을 달래보았다.



테이블에 앉아서 읽고 싶었던 책과 블로그에 쓸 원고들을 간단하게 정리하였다. 여행지에서 책을 읽으면 여행지에서의 풍경까지 기억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일상에서 읽었을 때보다 기억에 더 남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라는 책이었다. 자신의 직업을 A면이라고 한다면 자신이 좋아해서 디깅하는 취미의 영역을 B면이라고 하는데, 이 B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일본 광고대행사의 이야기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좋아하는 여행기를 남기다 보니 여행 인플루언서 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영감을 주는 내용이 많은 책이었다. 이런 내용을 B면의 필드인 여행지에서 읽으니 더 기억에 남았던 순간. 이런 공간에 산다면, 아마 매일 이런 아침을 보내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할 수 있었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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