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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아름다운 동화 한 편 : 비비엔다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따뜻한 온기가 

담긴 공간


글ㆍ사진   정택준


프롤로그


남들보다 빠르게 달려왔다. 무엇을 이루었는지 묻는다면 머뭇거릴 게 뻔하지만, 2021년은 앞만 보고 달린 것 같다. '속도보다 방향'이라는 내 삶의 키워드와 어긋나게 사느라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지쳤던 한 해. 크리스마스 저녁, 아내가 내게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선물을 주고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이 며칠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묻고 싶었다, 겨울 바다에게. 2021년 한 해를 살아온 내가 떳떳해도 되는 거냐고, 또 시작되는 작심삼일의 연속에서 내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건지 말이다. 그 질문의 해답을 듣기 위해 아내와 강릉 비비엔다를 찾았다.



1. 강릉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곳이 아닌 바다 곁에서 바다 내음이 전해지는 한적한 강릉 시내 주택가에 도착했다. 바람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파도 소리 보다 사람들의 발소리가 더 큰 동네지만, 그들의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를 바다가 나눠지고 있는 것 같았다. 비비엔다 곁을 지켜주는 작은 놀이터의 겨울도 포근하다.



2. 일상 로그아웃동화 속으로 로그인

첫인상이 그리 길게 가지 않는 편이다. 또 첫인상이 너무 좋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내게 비비엔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첫인상의 “여운”의 힘을 주었다고 할까, 동화 속에 온 듯한 예쁜 색감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이 더 마음에 들었다. 차를 즐길 수 있는 다락방 컨셉의 공간과 침실이 분리된 것이 인상적이었고, 아치형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방 안에는 늘 해피엔딩만 존재할 것 같다.



카페에 온 듯한 아늑한 분위기의 거실, 원형 테이블이 중심을 잡고 그 곁에 심플한 소품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빔 프로젝터로 만나는 오늘의 영화는 꼭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비비엔다의 색감과 공간이 주는 아늑함 덕분에, 새해부터 마음의 온도가 꽤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비엔다 공간의 포인트는 단연코 키친이다. 접시, 포크 하나마저도 키친의 결을 맞추고 있다. 여행에서의 피로를 풀어줄 커피 머신은 언제나 반가운 친구다. 침실로 들어가는 아치형 입구와 키친의 조화가 인상적이었고, 음식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 우리의 하루를 다듬고 만들 수 있는 곳이다. 



3. 못다 한 이야기.

여행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머물게 되면 아내와 늘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 같다. 공간이 주는 힘이랄까. 여행 와서 나눌 수 있는 깊은 감정의 이야기가 많다. 비비엔다는 다락방 분위기의 아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조용한 주택가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침실은 심플하고 아늑하다. 오로지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창밖의 뷰를 보며 낯선 공간에서 머무는 하루의 속도를 조절해준다. 침실에서 나오지 않는 아내가 조금 이해가 갔다.



4. 휴식

새해 첫 여행에서도 휴식을 빼놓을 수 없지 않을까. 공간 전체의 색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화장실은 신선함을 선사한다. 다양한 아이템들을 채워놓아 불편함을 최소화한 모습도 눈에 띈다. 



외관에서 보였던 테라스의 매력이 궁금했다. 넓은 테라스에 벤치까지 갖추어져 있어, 추운 강원도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햇살과 만날 수 있는 곳. 벌써 봄을 부르고 있나보다, 계절의 봄이 아닌 우리 인생의 봄날 말이다.



5. 강릉의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그 동네의 밤이 참 조용하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서울의 작은 동네는 늘 사람과 차 소리로 가득했는데, 여행에서 머무는 밤은 너무 고요하다. 그 고요함이 어떤 것을 알려줄까, 아내와 나는 여행에서 머무는 밤의 고요함에 늘 집중하곤 한다. 핸드폰을 놓고 조금은 아날로그적으로 밤을 맞이하려 한다. 비비엔다의 조명 하나에 의지한 채 보내는 강릉의 밤이 아늑하다. 조금 심심하면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즐겨도 되고, 음악에 기댈 수도 있다. 다만 오늘 우리의 밤은 다락방에서 티 한 잔으로 비비엔다를 즐겨보려 한다. 내일부터 시작될 우리의 작심삼일을 위해서.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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