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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면의 풍경을 마주한 사색의 시간 : 경주옥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주옥같은 하루를

선물해준 공간


글ㆍ사진   신재웅



숙소를 정하거나 찾아볼 때 공간이 아무리 크고 예뻐도 그 공간만이 가지고 있는 결의 농도가 나의 결과 맞는지 유심히 찾아보고 가는 편이다. 경주옥을 보았을 때 경주 시내에서 벗어난 위치와 산과 논밭에 둘러싸인 풍경에서 오는 힐링 포인트가 나를 경주까지 이끌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 보면 대현리라는 조용한 동네에 도착하는데, 어느 순간 세련된 외관의 건물이 시야에 나타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앞에 주차하고 나니 사장님께서 나오셔서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안내에 따라 노출 콘크리트 담 너머 스테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나무로 길목을 만든 조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 길을 기준으로 왼편이 백옥, 오른편이 주옥이다. 이 두 룸의 차이는 다이닝룸이 좌식이냐 입식이냐의 차이인 듯 했다. 우리는 주옥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감성 가득 담긴 카드키를 찍고 들어가는 길. 입구부터 은은하게 퍼지는 다니엘 트루스 디퓨져 내음이 코를 먼저 호강시키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공간을 채워 귀를 정화하며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현관 기준으로 왼편에 침실, 오른편에 욕실 및 자쿠지가 있으며, 사장님께서 공간에 대한 소개와 주의해야 할 사항을 친절히 안내해주셨다. 구석구석 구경을 하며 이 공간에 정말 많은 신경을 쓰셨다고 느끼게 됐다. 입구부터 조경을 지나 카드키에서 오는 소소한 감성을 느끼고 침실, 다이닝룸, 자쿠지, 욕실(어메니티)로 구성된 내부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공간에 계속 감탄만 내뱉고 있었으니 말이다. 



경주옥에서 쉼을 청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웰컴 선물 같은 건가! 프릳츠 드립백과 모스카토 와인, 초콜릿이 담긴 트레이를 발견하고는 만세를 불렀다. 참고로 경주옥 주변에는 마트가 없으니 먹을 것을 미리 장 봐와야 한다. 그런 점을 생각해서인지 와인과 드립백이 제공되고 다이닝룸에는 라면 두 봉지와 햇반 두 개가 놓여 있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계란과 파가 구비되어 있는 감동적인 센스를 마주할 수 있다.  



사실 이곳에 오면서 제일 기대했던 곳은 다이닝룸이자 다도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 공간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 수 있다면 얼마나 치유받는 기분일까. 실제로 노을이 지는 타이밍에 차를 마시는 시간이 무척 좋았다.



다이닝룸은 테라스로 나가면 별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 취사가 가능한 스테이가 드문데, 이런 구조라면 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냄새를 관리하기 편할 것 같아 참 좋은 구성이 아닌가 싶었다. 이곳에는 전기로 작동하는 핫플레이트가 있어 고기를 구워 먹어도 된다고 한다. 미리 알았더라면 고기를 사 왔을 텐데! 또한 다양한 식기와 냄비가 준비되어 있어 요리를 위한 도구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언제든지 피로를 풀 수 있는 대형 자쿠지와 액자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식물과 하늘. 단 하루만 보내기에 아쉬울 정도의 매력이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난 후 밤하늘을 보며 따뜻한 물에 피로를 녹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메니티는 몰튼 브라운으로 준비되어 있어 세세한 포인트까지 감동을 받았다. 욕실과 침실을 막아주는 감성적인 여닫이문은 미적으로도 훌륭하고 편리함까지 갖췄다.



밤이 되면 경주옥의 또 다른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가로등을 빛 삼아 강아지 소리와 바람 소리가 간간이 들리는 고요한 동네를 가볍게 산책했다. 이 역시도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경주옥은 경주 시내권과 한 발짝 떨어져, 자연 속의 스테이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세세한 배려가 담긴 공간의 무드 또한 재방문하고 싶게끔 만드는 포인트로 느껴졌다. 스스로 릴렉스가 필요한 모든 이에게, 자연을 마주하고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경주옥을 추천하고 싶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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