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양지를 두는 일 : 누정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나만의 속도로

걸어도 좋아


글ㆍ사진 이수현


서촌을 걷는 일이 좋았다. 회사원이 되고 난 뒤 특히 그러했다. 낮은 지붕의 한옥과 소담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샵, 아날로그와 현대적 감성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이 오묘한 매력의 동네는 알 수 없이 나를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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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내 주변이 모두 쉼 없이 흘러가는 것 같을 때, 나는 꼭 서촌을 찾았다. 일상에 양지를 두는 일은 꼭 필요하니 말이다. 이번 여정의 목표는 녹초가 된 내게 따뜻한 햇볕을 선물하고, 잠시 멈춰 여유를 만끽할 것. 목적지는 스테이폴리오의 한옥 스테이 누정이었다. 누정은 스테이폴리오의 히든 스테이라 더욱 기대가 높았다. 히든 스테이의 경우 스테이폴리오 멤버십 전용 숙소로서 스테이폴리오만의 기준에 따라 선정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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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대는 마음을 부여잡고, 체크인을 하기 전 서촌 한권의 서점에 먼저 들렀다. 숙소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찾기가 쉬웠다. 한권의 서점은 한 단어를 선정해 이와 어울리는 책을 세 평 남짓한 공간에 재구성하는 서점이며, 컨시어지 공간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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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번잡한 세상 속에서 단 한 가지만을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서점이라니. 더욱이 이번 한권의 서점 주제는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존재, 고양이였다. 앙증맞은 표지의 ‘나는 있어 고양이’라는 책이 엽서와 함께 예쁘게 큐레이션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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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서점 옆의 덴마크 쇼룸에서는 조식을 받을 수 있다. 스테이 예약 시 조식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내일 아침, 건강한 덴마크식 조식을 먹을 생각을 하니 저절로 마음이 들떴다. 쇼룸 내부에 놓인 다채로운 색상의 티 패키지를 한참이나 구경했다. 은은한 티 향을 직접 향을 맡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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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분위기의 서촌 언덕을 올라 조용한 골목길에 들어서자, 누정 간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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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대문을 열자 작고 푸른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여린 초록, 짙은 초록, 순수한 빛의 이름 모를 풀꽃 등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아름다운 식물이 참 싱그러웠다. 안으로 들어와 풍경을 조망하니 마당 위로 쏟아지는 푸른 하늘까지 마치 수채화 한 폭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Rest and be kind. you don’t have to prove anything.” 문에 쓰인 문장을 읽자마자 일상에 딱딱하게 굳어있던 나의 몸과 마음이 탁하고 풀어지는 듯했다. 누정에 묵는 동안만큼은 굳이 뭔가 해내려 애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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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정의 내부는 최대 두 명이 보낼 수 있는 아늑한 크기였다. 문을 열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감각적인 음악이 마음에 위안을 주었다. 첫 시선이 닿는 곳은 꽤 널찍한 크기의 자쿠지였다. 입욕용 솔트, 큰 수건까지 옆에 놓여 있었는데, 이 완벽한 자쿠지에서 온욕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자연스레 벅차올랐다.


다음으로는 툇마루가 눈에 들어왔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 딱 좋은 공간이었다. 상 위에는 방명록이 놓여 있어 누정을 거쳐 간 다양한 사람의 시간을 톺아볼 수 있었다. 기념일, 생일 등 각자의 소중한 순간마다 이 공간은 그들에게 양지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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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하고 따스한 감촉의 매트리스, 한옥 감성을 더하는 서까래와 다부진 기둥까지. 눈에 닿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안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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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을 담은 인센스 스틱과 아날로그 감성의 다기 세트 역시 취향 저격이었다. 화장실 역시 공간 분리가 되어 깔끔했다. 우드톤이 매력적인 FRAMA 어메니티가 반가웠다. 기분 좋은 향이 나는 수건, 목욕 가운, 드라이기 등 투숙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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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향을 피우고 자쿠지에 발을 담근 뒤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을 누렸다. 따사로운 햇살이 큰 창을 통해 들어오고, 잔잔하게 흐르는 재즈 음악이 행복으로 점철되었다. 개운하게 목욕을 한 뒤 침구에 룸 스프레이를 뿌리니 기분 좋은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그 뒤 머리맡에 놓인 책을 차분히 읽었다. 오롯이 내 마음, 생각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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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창을 통해 들어온 화창한 햇살이 기분 좋게 나를 깨웠다. 느긋이 일어나 에디션 덴마크에서 받아온 조식 키트를 열어 보았다. 덴마크 조식이 생소한 사람들을 위한 레시피가 함께 들어 있었다.


크래커 위에 리코타 치즈, 블루베리, 봄 꿀을 가득 얹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입안 가득 신선함과 상큼함이 퍼졌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이토록 여유로운 아침 식사라니. 새삼 누정을 선택한 내 선택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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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정에서의 하루는 낮과 밤 모두 완벽했다.


일상에 양지를 두는 일은 꼭 필요하다. 바쁘고 번잡한 현실을 살면서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감정을 건너가기 때문이다. 흐르고, 번지는 내 일상에 자연의 쉼을 선사하자. 탁탁 털어 햇볕에 갓 말린 빨래처럼 내 마음과 몸도 보송해질 테니. 분명한 믿음으로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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