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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바다 : 아비오호텔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바다가 양면으로 보이는

오션뷰의 공간


글ㆍ사진   이형기


1박 2일의 짧은 일정임에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았던 강릉 여행.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삶을 살펴보는 것도 좋았지만, 호텔에서의 휴식과 머무름도 좋았다. 성수기에 갑자기 떠난 여행에서 운 좋게 감각적인 위치에 자리한 오션뷰 호텔을 만난 덕분이다. 이왕이면 바다가 보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루어준 공간. 오션뷰를 바라보며 방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것도 좋았으며, 아침에 해변가를 산책하니 더욱 큰 행복이 느껴졌다. 이곳의 이름은 바로 아비오 호텔이다.



아비오 호텔은 위치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다. 강릉 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분 거리, 강릉역에서는 10분 정도 걸린다. 서울에서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짧은 시간 안에 바로 체크인을 해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체크인을 하는 로비에는 꽤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존재하고 있었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소파에는 디자인이 예쁜 의자와 모던한 디자인의 카펫이 놓였으며, 안쪽에는 간단하게 업무를 보기 좋은 PC와 회의 테이블이 자리했다. 요즘처럼 다양한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시기에 적합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일을 하다가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책도 여러 권 비치됐다. 강릉을 주제로 하는 등 로컬 문화를 다룬 책부터 다양한 바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까지 다양한 종류가 마련되어 있었다. 어려운 주제의 책보다는 편하게 읽으면서 영감을 받기 좋은 책 위주로 큐레이션을 한 것 같았다.



배정받은 호텔 방의 문을 열고 입장했다. 문을 열자마자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본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선 후에는 대체로 카메라 셔터에 손을 올려 사진 찍기 바쁜 나였지만, 이날만큼은 양면으로 펼쳐진 오션뷰를 한참 바라보았다. 회사 임원분의 방을 보면 창문의 면이 많을수록 높은 직급을 나타낸다. 1면이면 상무, 2면이면 부사장 이런 식인데, 아비오 호텔은 2면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 기준에서 꽤 클래스 있는 오션뷰인 셈이다. 



호텔과 바다 사이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도 유난히 여유로워 보였다. 나도 차를 가지고 왔으니 누군가의 눈에는 이토록 여유 있는 풍경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비가 오다가 갑자기 그친 주말이라서 그랬는지,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바다가 유난히 더 반가웠다. 짐을 풀고 사진을 마저 찍고자 했지만 언제 또 날씨가 흐려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바다를 한동안 바라보고만 있었다.



침대 주위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답답하지 않았다. 관리가 잘 된 침대는 푹신푹신했고, 침구는 빳빳하게 세탁이 잘 되어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이불 속에 들어갔을 때의 감촉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침대의 맞은편에는 테이블, 의자, 티비가 놓여 있었다. 이 공간에서는 티비를 보지 않더라도, 혹은 그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괜찮았다. 의자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욕실과 화장실. 욕실에 문이 없어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는 뻥 뚫린 주방을 오픈 키친이라고 하니, 여기는 오픈 바스라고 해야 할까. 독특하고 자유로운 공간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니 더 재미있는 여행의 조각으로 남는 듯하다. 욕조에서도 바다가 보이는 것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욕조에 앉아서 와인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로컬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던 만큼 강릉의 로컬 브루어리인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맥주를 사 왔다. 여름 시즌에만 파는 라거 맥주와 함께 편의점에서 사 온 간단한 안주를 펼쳤다.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라거 맛은 뭐랄까, 강원도의 라거라고나 할까? 강원도답게 입안을 강력하게 때리는 탄산의 펀치라인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 먹는 부드러운 라거보다 파워풀하고 박력이 있었다. 이 강원도 맥주와 함께 살짝 매운 연예 예능 프로그램을 보니 궁합이 잘 맞았다. 



다음 날 아침. 생각보다 이른 아침에 눈이 떠졌고, 커튼을 걷어내니 파도와 햇살이 가득한 장면이 펼쳐졌다. 어제 체크인 때보다 조금은 정적인 바다의 모습을 필름 카메라로 한 컷 찍어보았다. 아침의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바다를 필름에 담으면 이 기억이 조금 더 오래갈 것 같아 필름 카메라를 들고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해변까지 가는 길에는 숲이 있다. 숲속에 들어서자마자 서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맑은 공기가 몸으로 스며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만 쉬어도 힐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바다를 가는 길에 이런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는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  



산책로에서 바다는 참으로 가까웠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잔잔한 파도구나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꽤 높은 파도였다. 사람의 키보다 높이 오는 파도는 어렸을 때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파도 근처에서 얼쩡거리다가 갑자기 밀려들어 오는 파도에 신발이 젖어버렸다. 나름 순발력을 발휘해 파도를 피해 보려 했지만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의 순발력은 나약한 수준일 수밖에 없었다. 슬리퍼를 챙겨오지 못한 것을 잠깐 후회했으나, 이런 것도 다 여행의 추억 아니겠어?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또 그러려니 하게 된다. 다만 두 번은 젖을 수가 없었기에 멀찌감치 떨어진 벤치에 앉아서 파도를 구경하기로 했다. 파도멍을 하면서 이 여유로운 순간을 최대한 즐겼다. 


강릉에서의 모든 시간이 좋았다. 바다가 양면으로 보이는 오션뷰의 호텔, 가까운 바다, 바다를 가는 길에 있던 숲, 필름 카메라로 집중해서 담은 파도의 모습까지. 짧은 1박 2일의 시간이었지만 오랫동안 남아 있을 추억을 만들었던 여행이었다.  


아비오호텔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 229

체크인 : 15:00

체크아웃 :11:00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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