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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이 필요한 순간 : 이제 경주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다정하게 준비된

치유의 시간


글ㆍ사진   한아름



일상에 치여 생긴 상처를 다독이기 위해 각자의 치유 방법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잠시라도 일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낯선 환경 속에 하루쯤 머물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낸다. 유난히도 뜨거웠던 이번 여름, 지친 심신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충전하기 위해 이번에도 낯선 곳을 향해 떠날 준비를 했다. 굵은 비바람으로 거창한 작별 인사를 남긴 여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경주로 향했다.



경주는 다른 도시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는 곳이다. 도심 한가운데 천년 왕국의 찬란한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고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과거의 시간으로 가득하다. 또한 누군가에게는 신혼여행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수학여행으로. 일생의 한 번쯤은 스쳐 갔을 경주에 대한 기억이 저마다 다를지라도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의 장소이다.



반짝이는 경주 시내를 뒤로 하고 토함산의 너른 품을 향해 이동했다. 잔잔한 보문호를 끼고 산을 향해 더 깊이 들어갈수록 느껴지는 신선한 내음은 머리를 맑게 해주고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줬다. 어느새 도착한 오늘의 종착지. 불국사 아래 자리한 ‘이제 경주’이다.



‘이제 경주’는 오직 쉼을 위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 ‘이제 IJE’에서 남해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공간이다. 공간 안에 머무는 동안 잘 먹고 잘 자는 휴식의 기본권을 제공하면서 정성스러운 식사와 아로마 테라피, 스파로 휴식의 품질까지 높여준다.



이제 경주에 도착해 몇 계단 올라 들어서니 너른 정원에 시선이 먼저 가 닿았다. 그 뒤로는 네모반듯한 현대식 건물이지만 자연을 닮은 색상과 기와, 전통 창호 틀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마치 한옥을 품은 양옥 같았다.


정원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니 체크인을 진행하는 리셉션 공간이 먼저 나왔다. 마치 나를 기다린 듯 직원분이 다정한 인사와 함께 시원한 차, 물수건을 함께 건넸다. 여느 호텔과는 다른 체크인 방식으로 간단한 컬러 테스트를 통해 나의 몸 상태를 확인했고 그 결과에 따라 아로마 오일과 향기로운 차를 추천해 줬다.



마치 불국사의 단청처럼 깊이감 있는 복도를 지나 예약한 객실로 들어섰다. 객실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나무와 아이보리 색이 조화를 이룬 모습이었다. 침대 앞으로 단정한 소파와 탁자가 놓여 있었고 그 앞에는 커다란 창 너머로 먼 산의 풍경을 품고 있었다.



전통 창호 모양을 한 창틀을 통해 빛과 바람이 움직일 때마다 방 안으로 들어오는 그림자의 모습은 한옥의 멋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거실과 침실 부분 바닥의 나무 마루로 단차를 두었고 온돌방 바닥으로 소재를 달리하여 공간을 분리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제 경주에서 제공해 주는 편안한 생활복으로 갈아입고 체크인 전날 미리 약속해둔 시간에 맞춰 2층 식당으로 갔다. 저녁 식사로는 이제 경주에서 준비한 경주 특산물을 포함한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든 한정식이 제공되었다. 마치 식사 테라피인가. 먹는 시간조차도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편안했다.



저녁 식사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예약해뒀던 시간에 별채에 준비된 스파를 이용할 수 있었다. 따뜻한 물이 미리 담겨 있는 별채탕은 90분간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며 탕 옆으로 커다란 평상 위에는 체크인 시 추천받았던 차가 올려져 있었다. 오직 나를 위해 제공된 특별한 시간, 특별한 공간 속에서 일상과 잠시 단절한 채 온전히 심신의 이완과 충전을 위해 집중할 수 있었다. 



이제 경주의 다정함 덕분에 겉과 속 모두 따스함이 감도는 상태에서 밤을 맞이했다. 너른 정원이 한눈에 보이는 1층 라운지에 준비된 와인 한 잔을 마시며 회복의 시간을 이어갔다.



깊은 잠을 청했더니 평소보다 이른 아침을 맞이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객실에 준비된 편백나무 탕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탕에 온수가 맞닿아 편백나무 향이 더 진해졌고 욕실 안은 새하얀 연기로 가득 찼다. 이 여유로운 시간이 연기처럼 쉬이 사라져 버릴까 순간을 더 깊이 기억하려 애썼다.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맞이해야 비로소 내가 뭘 할 때 편안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별다른 생각 없이 단순하게 이제 경주에 머물며 일상과는 잠시 단절한 채 휴식을 경험하며 치유해 보기를 바란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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