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복원
산골의 겨울은 일찍이 어두워져 춥고 긴 밤을 데려온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게 된 지도 오래다.
밤이 자연스레 길어져,
낮에 하던 걷기를 어둠 속으로 옮겼다
사방에 칠흑 같은 어두움이 내려앉는 시간이다.
집 앞으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걷는다.
달빛에 산과 나목들의 풍경이 물 위로 드리워지고,
그 사이를 흐르는 물소리는 전혀 다른 세계의 언어처럼 들려온다.
별빛만으로도 밤은 충분히 밝혀진다.
나는 그 황홀함에 자주 멈춰 선다.
중간쯤 쉬어가는
물이 모여 굽이치는 자리,
차가운 물소리가 내 안의 탁기까지 모두 씻어낼 것만 같다.
깜깜한 밤이
흰 눈으로 뒤덮은 눈부신 신세계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놀라운 맛을 지녔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밤새 나와 함께 걷던
둥근달과 총총한 별들이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있음을 만난다.
마음은 늘 마주하는 것들로 채워지는 모양이다.
한때 헌신짝처럼 내쳐두었던
땅과 하늘
달과 별
이슬과 노을
숲과 물길이 다시 내 안으로 들어와 함께 살고 있다.
아이가 노래하고
춤추고,
뛰어놀던
에덴이 천천히 복원되고 있다.
반복되는 해프닝에 웃고 울다
폐허 같았던,
'전체와 단절된 개인'이라는 마음의 행방이
이제는 묘연해졌다.
그 복잡했던 마음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