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가슴이 내 심장에 닿던 날

불확실성

by 지향

​딸이 자기의 남자 친구에 대해 말했다.

"결혼을 원한다면 결혼하고 싶을 만큼 좋은 사람이야" 라고.


나는 잠시 멈춘 후, 말했다.

"지금,

그런 기운이 흐른다는 말이구나''

어떤 의도도 일어나지 않는 맑은 기쁨이 있었다.

사람을 규정하며,

나와 타인을 그 틀 안에 가두고 살았던 시간들이 조용히 스쳤다.

그 틀이 얼마나 단단했는지도.

지금 일어나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내일은 알 수 없는 이 불확실성 보다 삶을 더 싱싱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있을까를 묻지만, 아직은 모른다.

한때, 이 불확실성은 불안과 두려움의 다른 이름이었고, 나는 그 권태 앞에서 지쳐 절규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었다.

이 '알 수 없음'이야말로 신비이며,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이런 고백 후,

얼어붙었던 심장이 아주 조심스럽게 다시 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니체의 음성에 솜털이 바짝 서는 날이 있었다.

'인생이 평탄하기를 바라지 말고,

가혹하기를 바라라'라는.

평탄함을 유지하려는 삶이 아니라,

어떤 가혹함에도 굴하지 않는, 가슴 뛰는 생명력으로

이끌려는 니체의 속내가 읽혔기 때문이다.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그 목소리는 내게 속삭였다.​

"평탄함 보다 가혹함에 끌린다고 하지 않았니?"

세기의 천재 니체의 가슴이 내게로 흘러들었다.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삶을 있는 그대로 대면하는 그 자리가 바로,

한계 없는 본래의 자신을 만나는 지점임을 알아차리고 있다.

그곳으로 데려가고 싶은 그의 가슴이 참 고맙다.

바들바들 떨면서도,

평탄함 보다 가혹함에 끌렸던 나의 가슴은 이미 그 너머에 와있다.

"삶이 평탄하기 보다 가혹하기를 바라라'

지금도

그 음성은 내 심장 박동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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