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눈물
며칠 전, 남편의 친구가 동해의 리조트를 2박 3일로 예약했다며 우리 부부를 초대했다.
나이 들어 좋은 점이라면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속도를 존중하는 시간이 자연스레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그 점은 여행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요한 해변을 천천히 걷고,
낙조의 붉은 숨결을 바라보며,
바닷가 카페에서 좋아하는 차 한잔을 사이에 두고
고요히 머무는 시간,
굳이 특별한 대화나 새로운 이벤트 없이도
그저 하루가 가득 찼다.
하루 한 끼만 정성껏 넉넉하게 챙겨 먹고,
나머지는 가벼운 식단으로 몸을 맑고 가볍게 하는,
들뜨지도 과하게 소비하지도 않는
일상과 이어지는 담백한 여정이었다.
한때는
더 새로운 것,
더 특별한 곳,
더 멋진 누군가를 끝없이 찾던 시간이 있었다.
그 열망 속에서 '지금 여기'를 잃었던 아픔이 지나가고
그 자리에 고요와 평안,
그리고 감사가
은은하게 내려앉아 있음을 본다.
작별의 포옹을 하고 돌아서는데
뜻밖에 눈물이 핑그르르 고였다.
예상하지 못한, 낯선 눈물이었다.
그 눈물이 내게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이 참으로 완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