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려운 이유
<한 사람을 미워하면서,
다른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레스터 레빈슨의 이 구절을 처음 읽던 날,
난 눈을 의심했다.
발을 딛고 서 있던, 삶의 근간이 순간 뒤집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래 곱씹어 보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말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진실을 가로막는 감정의 왜곡과 삶의 관성이 두터운 벽을 세우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문장은 내 가슴 어딘가에 남아, 어쩌다 가끔씩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씨름판에서 샅바를 움켜쥔 선수처럼 안간힘을 쓰며 버텼다.
돌아보면, 그 문장은 그저 조용히 창을 두드렸을 뿐인데 난 왜 그렇게 긴장하며 맞서고 있었을까.
어느 순간, 나는 알았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기준을 쥔 채, 다른 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조건을 걸고 사랑하는 것임을.
처음부터 사랑은 아니었음을.
그 조건은 타인에게만 향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었다.
난 나에게 조차 조건을 붙이고 있었다.
때로는 스스로를 미워했고
심지어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었다.
조건화된 마음으로는 그 누구도,
심지어는 자기 자신조차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아차렸다.
이제 사랑에는 더 이상 이유나 조건이 필요 없게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 옆의 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같은 자리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한때는, 견딜 수 없던 그 문장이 지금은 가장 아끼는 나의 벗이 되었다.
아무런 저항 없이 그 문장의 빛을 이해하고,
그 빛과 함께 걷고 있다.
사람들은 종종 하늘이 내려준다는 운명적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하늘이 내려준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밖에서 오는 기적이 아니라,
내 마음이 투명해지는 순간, 내 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나는 이제 사랑을 구하지 않는다.
그저 마음을 맑게 두려고 한다.
그러면 문득,
사랑은 이미 여기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