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것들에 대한 성찰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열네 편이 되었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지났다. 그동안 쓴 글들을 다시 들여다보다가 자연스럽게 세 개의 큰 주제로 나누어 매거진으로 묶어 보았다. '커피 한 잔 할래요', '트램을 타고', 그리고 '살며 생각하며'.
'커피 한 잔 할래요'는 사람에 대한 기억이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다 보니 일상에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생활한다. 내 사무실 한편에는 작은 드립커피 코너가 있는데, 그곳에서 커피를 내려 동료들과, 또 나를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마셨다. 따로 기록으로 남겨 둔 것은 없지만, 커피를 사이에 두고 나누었던 이야기들과 그때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은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래서 ‘커피 한 잔 할래요’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들과 함께한 커피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트램을 타고'는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유럽의 한가운데에 살고 있고, 일 때문에 해외 출장이 잦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곳을 다니게 된다. 여행에는 늘 이동과 기다림의 시간이 따른다. 버스나 기차, 비행기를 타고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잠깐 멈춘 시간 속에서 노트에 짧은 문장들을 끄적이기도 한다. 그렇게 남은 토막글과 사진들을 이어 붙여 완성한 것이 '트램을 타고'다. 그래서 그 속에는 풍경들이 있고, 산과 강과 바다가, 그리고 도시와 박물관이 있다.
'살며 생각하며'는 일상에 대한 성찰이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어떤 장면이나 순간에서 문득 발걸음이 멈춘다. 그때 작은 질문 하나 가 떠오른다. 왜 그럴까.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움직이게 할까. 그 질문을 붙들고 천천히 걷다 보면,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생각 하나를 새로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은 늘 독자들과 함께 다음의 한 걸음을 향해 열려 있다.
희한하게도, 앞의 두 매거진도 결국은 여기로 돌아온다. 사람에 대한 기억도, 여행의 기록도, 살아가며 떠올리게 되는 생각들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저 살아가며 마주친 장면들과 사람들, 그리고 그때 떠올랐던 생각들을 조심스레 식탁 위에 올려 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 이 글들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된다면, '살며 생각하며'는 하나의 식탁이 될 것이다. 그 위에 '커피 한 잔 할래요'가 놓이고, '트램을 타고'도 자리를 잡을 것이다. 앞으로 쓰게 될 또 다른 이야기들도 그 곁에 하나둘 맛있는 요리로 놓이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