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하고 그늘진 곳에, 자신의 모든 것을 가둔 채 살아가는 개미 한 마리. 뜻밖의 갈림길과의 조우에서 왼쪽 길이 아닌 오른쪽 길을 택했고, 그 길 위에서 수많은 일들에도 태연자약하게. 길 끝에 자리하고 있는 영롱함을 향해서, 길의 끝에서 낭랑하게 울리며 자신을 부르는 그 소리를 향해서, 그르렁 그르렁대며 한 발 한 발. 그러나 그 길 끝에 자리한 것은 우매한 또 다른 자신. 또 다른 나에게 그 길에서 경험한 것들을 주워섬기며, 나는 사실 너를 만나러 이 먼 길을 걸어온 것이라는 말만 힘 없이 되풀이할 뿐.
나의 손끝에 위태로움이 있었고, 난 그 손끝으로 만져지는 모든 것들에서 당신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메타포, 그래 우리 생은 메타포로 시작하는 거야.
밤은 끝내 검어졌고, 눈을 뜨면 아침은 그새 다가와 있었습니다. 부산스러운 평안을 안고 다시금 하루를 시작하는 저는, 내 삶에 대한 너그러운 폭력의 가해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