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우리도 지금 충분히

by STAYTRUE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매드 맥스 시리즈의 4편으로써 전작들의 내용이 곳곳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나, 핵심 내용들만 파악한다면 이번 매드 맥스를 감상하기엔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다.

누가 더 미쳤는지를 모르겠다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오직 사막에서의 이야기를 시작해 나간다. 핵 전쟁 이후 황폐해진 세계와 핵으로 인한 각종 질병을 가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지배하는 임모탄(휴 키스 번)이라는 인물은 무섭다 못해 그로테스크하게 보여진다. 미친 세상의 우두머리답게 자비 없는 독재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런 그의 부하이자 대장인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가 임모탄의 지배에서 벗어나 그의 다섯 부인과 함께 희망을 찾아 '어머니의 땅'으로 가게 됨으로써 임모탄 일당이 그들의 뒤를 쫓고, 일명 '피 주머니'라는 이유로 추격전에 맥스(톰 하디)가 합류하여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것이 주된 내용이다. 쉴 틈 없이 긴장감을 선사하는 이 영화는 단지 오락성 영화가 아닌 현 세계에 내던지는 메세지를 포함하고 있다. 기계처럼 살아가는 무능력한 사람들, 그들을 지배하는 권력은 폭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지 밀러 감독이 그토록 담고 싶어 하던 '아포칼립스'를 잘 나타내 준 영화인 것 같다. 이런 파멸의 세계에서 퓨리오사는 구원을 받기 위해 이 세상에 맞서 싸운다. 강렬하고 전투적이어야 할 대장의 모습이 아닌 한쪽 팔이 없는 여성이라는 나약하고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주인공 맥스와 대등하게 보이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녹색의 땅, 즉 어머니의 땅이라 불리는 희망의 땅을 찾아 나서는 그들도 결국은 그 미친 세상의 일원들이다. 미쳐야만 그들과 맞설 수 있는 것이다. 구원, 희망을 찾아 떠났지만 희망의 땅은 존재하지 않았고 이는 결국 자신들의 위치로 돌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희망을 찾고 싶어 하고, 구원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가. 희망이 없는 세상에서 희망을 품는 것이 무의미함을 깨닫는 순간, 이들 앞에 또 다른 희망이 자리 잡고 있다.

영화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션 신들을 CG 없이 실사 촬영으로 소화해 낸 결과 아날로그적이지만 현대화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배역에 온전히 녹아드는 톰 하디와 연기의 진가를 보여준 니콜라스 홀트, 잊히지 않을 연기를 보여준 샤를리즈 테론까지. 내용으로나 연기로나 모든 것이 알찬 영화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보여지는 모레 바람에 목이 막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뒤로 갈수록 증강되는 쾌감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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