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없던 삶을 살던 톰 리플리(맷 데이먼)는 우연한 기회로 선박 부호 그린리프를 만나게 된다. 그는 이탈리아에 있는 아들 디키 그린리프(주드 로)를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뉴욕을 떠난 톰은 디키와 그의 약혼자 마지(기네스 팰트로)에게 접근하게 된다.
톰이 살아오던 삶과는 전혀 다른 것들을 누리며 살고 있는 디키. 그런 그에게 톰은 동경심을 갖게 된다. 거짓된 진실, 거짓된 마음을 통해 그의 맘을 사로잡은 톰은 그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 그의 재킷 하나를 입고도 다른 사람이 된 듯 춤을 추는 리플리는 그런 달콤한 인생을 간절히 원하게 된다. 그의 바람대로 디키의 삶에 상당 부분 차지하게 되고, 그 삶을 즐기는 것 같아 보인다.
잘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디키의 질문에 그는 세 가지의 일을 말한다. 서명 위조, 거짓말, 타인의 흉내. 그의 자신감만큼 톰은 그 세 가지를 매우 잘 해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이 원하는 것을 지키고 얻기 위해서, 또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는 거짓말을 하고 그보다 더한 일들을 벌인다. 하나의 거짓에 얼마나 많은 거짓들이 들러붙는지, 또 그것들이 톰의 삶에, 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며 이야기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
피아노에 비친 톰이 비로소 2개의 모습으로 분절되고, 마지막 장면에서 또한 한 명의 톰이 거울 속에 여러 개의 모습으로 존재함을 볼 수 있다.
그가 던지는 대사들이, 눈빛과 행동들이 톰 리플리 존재 자체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으로 보였기 때문에 그를 동성애자라고 단정 짓지는 못하겠다. 디키의 인생, 어쩌면 디키 그 자체를 동경했기에 그에게 자신의 삶을 대입시키려 했던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톰은 삶의 궁극적 목적이 ‘본인’에게 집중이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 자존심이 다치는 일, 갖고 싶은 것들을 쟁취하려는 일들이 타인의 삶보다 더 중요했던 것이다.
그 모든 것을 행한 톰은 본인의 행복을 찾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