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필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 테오도르는 직업상 다른 누군가의 사랑에는 가까이 있지만, 본인의 사랑을 찾는 길과는 다소 먼 듯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혼을 준비 중인 그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 줬으면 하는, 공허함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가 사만다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를 만나게 된다. 쓸쓸하던 그에게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고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만다는 더없이 좋은 소통의 대상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둘의 사랑은 피어난다. 인간과 운영체제, 그 둘이 같을 수 없음에 서로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하고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며 서로를 알아간다. 수많은 현대인들과 대화하는 사만다를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실생활에서 소통하던 사람이 아닌 os로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아이러니함을 보며 나는 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없었다.
그 사랑의 과정 속에서 사만다로 인해 테오도르의 감정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사만다 또한 변화하기 시작한다. 비록 실체가 없는 대상이었더라도 둘은 서로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울 수 있었다.
사랑하는 대상이 어떤 형태이든 간에 마음을 쓴 만큼 우린 성숙해 질 거라고. 그렇기에 여느 관계처럼, 사랑이 있었듯 이별이 있음이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영화는 몸이 아닌 마음으로 기억될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냐고 질문하는 듯하다.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