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 속에 사랑이 피어나지 않도록 내 마음을 어르던 일,
구름 사이로 지나가는 설렘을 못본 체해야만 했던 일,
사랑 속에 피어나는 강렬한 오기처럼
투박한 네 손등을 어루만지고 싶어 하던 가을,
누군가의 부음 소식에도 웃고 말던 봄,
그리고 차마 마음 놓고 울 수 없던 그 늦가을,
내가 낮을 아파할 때 당신이 밤을 사랑할 수 없었던 이유,
어두운 밤 하늘이 가장 밝은 불을 켠 듯
내게는 너무나 환하게 느껴졌던 이유,
보이는 것은 잠깐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이라 믿고 싶은
도무지 떼레야 뗄 수가 없는 삶의 모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