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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TRUE Mar 21. 2018

마음 위로

나의 새벽과 오후의 온도차는 너무나 크다. 세상의 모든 아픔이 슬퍼지기 시작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슬픔도 아픔도 계속 덧붙기 시작했다. 생각은 자꾸만 나를 재촉한다. 괴로움은 괴로움이 만드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려 두 눈을 끔뻑이면 되려 눈물이 흘러나왔다. 나는 꿈속에서도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다. 길 잃은 숲속에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도우러 와 줄 이 하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이처럼, 나의 주변이 너무도 적막하다. 숨소리를 찾아 한참을 헤매이다 지쳐 눈을 감았을 때에야, 숨소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르렁 대던 숨소리가 아픈 것은 네가 아니라 나라고 말한다. 아프다는 말을 더 이상 입 밖으로 낼 수 없어졌다. 아픔이 되는 말들은 늘 날선 채로 내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나는 날을 꺼내었다가 다시 품에 숨겨두는 일이 잦아졌다. 창졸간에 나를 위로하던 노래를 불쌍히 여기게 됐다. 나는 풀잎에 앉은 먼지처럼 이 생에서 툭툭 털어내면 사라지는 존재이고 싶었다. 귓불을 치고 지나는 바람이 차다. 죽은 자의 애통함을 느껴버리고 말았다. 눈물은 그렇게 바람에 인사를 건넨다. 그저 그 무엇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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