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벽과 오후의 온도차는 너무나 크다. 세상의 모든 아픔이 슬퍼지기 시작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슬픔도 아픔도 계속 덧붙기 시작했다. 생각은 자꾸만 나를 재촉한다. 괴로움은 괴로움이 만드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려 두 눈을 끔뻑이면 되려 눈물이 흘러나왔다. 나는 꿈속에서도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다. 길 잃은 숲속에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도우러 와 줄 이 하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이처럼, 나의 주변이 너무도 적막하다. 숨소리를 찾아 한참을 헤매이다 지쳐 눈을 감았을 때에야, 숨소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르렁 대던 숨소리가 아픈 것은 네가 아니라 나라고 말한다. 아프다는 말을 더 이상 입 밖으로 낼 수 없어졌다. 아픔이 되는 말들은 늘 날선 채로 내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나는 날을 꺼내었다가 다시 품에 숨겨두는 일이 잦아졌다. 창졸간에 나를 위로하던 노래를 불쌍히 여기게 됐다. 나는 풀잎에 앉은 먼지처럼 이 생에서 툭툭 털어내면 사라지는 존재이고 싶었다. 귓불을 치고 지나는 바람이 차다. 죽은 자의 애통함을 느껴버리고 말았다. 눈물은 그렇게 바람에 인사를 건넨다. 그저 그 무엇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