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하얗게 꿈틀대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그것에 사로잡혀 눈을 떼지 못했었다. 지붕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천장을 짚고 날아다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해 버리던 때도 있었다. 가슴속에 큰 구멍을 안고 살면서도 나를 바라보던 살구빛 눈동자를 잊지 못했었고, 벽을 타고 뻗어나가던 징그러운 등줄기가 무서워서 차마 아파하지 못했었다. 지금 내가 있는 여긴 어디냐고 물어도 대답해 줄 이는 없다. 끝내 기억을 추가하고 마음의 구멍을 넓히고야 만다. 기대가 크면 상처가 커지는 법이라고. 그대가 크면 상처가 커지는 법이라고. 마음을 다 잡고 분명한 것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