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잡상들

by STAYTRUE

1
풍파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 나는 꼭 내가 느끼는 우울감은 조금 더 깊은 우울감이길, 내가 느끼는 이 고통은 조금 더 깊은 고통이길 바라보았었다. 내가 느끼는 이 모든 것들은 남들보다야 조금 더 아프거나 힘든 그런 것. 그 시간이 지나갔을 때 남들보다 더한 것을 이겨냈다는 나 혼자만의 자부심을 위해서.

2
염치없이 세상에 두꺼운 낯짝을 들이밀고 있을 때면, 그대와 나란히 걷던 여름밤의 비린 풀냄새도 달콤했던 때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3
무수한 나 속에서 나로 살아남기 위해선,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 당연하게만 보일 거라 생각하지 마라. 결국엔 접어야 하는 생각들이 있다. 붙들고 있어 봤자 나를 더 힘들게 할 뿐이다.

4
가장 더러운 것으로 가장 깨끗한 일을 했어도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 깨끗해서 좋다며 좋아하는 사람들. 깨끗한 것도 더럽게 물들이는 그 더러운 인간, 뻔뻔한 인간. 그래도 어떻게 그 하나로 전체를 말할 수 있겠어. 말하지 못한 수많은 것들에 대하여. 그것마저 꾸역꾸역 삼키려고. 그게 내 일이지.

5
한 사람의 고민을 둘 이상의 사람이 나눈다는 것은, 실로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다. 각자가 겪고 있는 상황, 느끼고 있는 수많은 감정들을 타인이 똑같이, 오롯이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위로의 과정, 대화의 과정에서 결과로 도출되어지는 상대방의 조언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엿봄, 어쩌면 최소한의 관심만이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 사람의 상황에 대해 듣고 파악만 하고 있어도 당사자에겐 큰 위로가 될지도.

6
근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릴까? 언제든 맞고, 언제든 틀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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