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생채기

by STAYTRUE

길고양이가 먹다 버린 생선을 누가 볼세라 주워 내 일용할 양식 인양 날름대며 먹다가 가시가 끼어도 깔깔 웃으며 목구멍을 발름거렸습니다 추억을 추억할 때 나는 비로소 작아지곤 했습니다 그때에 나의 기억들은 그토록이나 허름하여 잘게 바스러져가곤 했습니다 어떤 감정이 하나에서 둘로 늘어나고 그 둘이 그 이상의 갑절로 번져 감에 따라 더욱 굳게 굳어지는 감정은 그 어떤 고압적인 일들보다도 나를 버겁게 했습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눈빛 나를 긁어대는 눈빛은 꽤 단정적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를 안다면 욕할 일도 없고 탓할 일도 없는 것입니다 나는 그 정도를 도무지 가늠하지를 못해 늘 감정 속을 헤매고 헤매다 제자리걸음 하곤 하던 내 삶에서 비로소 뒷걸음질 치게 되곤 했습니다 울음을 모르는 자가 우는 것과 기쁨을 모르는 자가 기뻐하는 것 그 사이에는 수많은 오해들이 있었고 그 오해마저 사랑해서 서럽단 말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올 때면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야 했습니다 감정에 생채기를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나는 말을 점점 잃어버려 하고픈 말들을 내뱉으려 하면 그 소중한 말들이 목구멍 저 깊은 곳으로 흘러내려가 버리곤 했습니다 다시 되새겨 내뱉은 말은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토사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의 두 입술이 그 무엇인가에 의해 겁박되어 서로 붙어만 갑니다 그렇게 나의 언어들도 기함되어지고 있습니다 내 속에 사는 나의 언어들로 인해 시끄러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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