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가지의 노래

여자와 남자의 존재방식

by Surelee 이정곤


여자는 땅에 가깝고, 남자는 하늘에 가깝다는 비유를 들어본 적이 있다 . 쪼그려 앉는 자세의 편안함에서 드러나듯, 여자는 땅의 기운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살아가는 존재처럼 보인다. 그들의 몸은 마치 땅속 깊이 뿌리 내린 나무의 뿌리와 같다.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생명을 지탱한다. 그들은 흙 속의 양분을 끌어올리고, 거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나무 전체를 붙든다. 이처럼 여성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터전과 연결되어 있다.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돌보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섬세하게 조화를 이루며, 존재의 근간을 다지는 역할은 그들의 몫다. 때로는 불편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땅과 가까운 자세로 낮은 곳을 향하며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반면, 남자는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는 줄기와 가지에 비유할 수 있다. 그들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꼿꼿이 서고, 태양을 향해 뻗어나가며 세상을 향한 탐험을 멈추지 않는다. 쪼그려 앉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적으로 더 높은 곳, 더 먼 곳을 지향하는 그들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지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때로는 부러지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잎을 틔우고 열매를 맺으려 한다. 이는 남성이 세상 속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그들의 삶은 밖으로 향하는 에너지가 더 강하며, 때로는 그 방향성이 외로움과 고독을 동반하기도 한다.
뿌리가 없다면 나무는 존재할 수 없고, 줄기와 가지가 없다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뿌리의 묵묵함과 가지의 역동성은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온전한 생명을 이룬다. 땅과 하늘은 서로를 부르고, 낮은 곳과 높은 곳은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이처럼 남녀의 차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존재 방식에 대한 자연의 섭리일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지만, 결국 하나의 나무로서 함께 존재한다. 여성은 땅의 지혜를, 남성은 하늘의 용기를 지녔다.

이 두 가지가 만나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풍요롭고 완전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의 다름을 존중할 때, 우리는 모두 자연이라는 위대한 생명체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