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남 그게 뭐라고 #1

#첫 번째 이야기 : 프롤로그

by 지푸라기


누구보다도 평범한 삶을 살아온 내가

이혼을 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

TV 드라마에서 봤던, 이혼을 한 가정이나 그들의 모습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어떤 것이라고...

'서로 사랑만 하고 살면 되지 왜 이혼을 하지?'라고 말이다.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하게 된 시기에는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은 단순히 나와 상대방의 만남이 아니라

나와 우리 집과 내 삶의 모든 것과

상대방과 상대의 집과 상대의 삶의 모든 것을

엮어야 하는 것이라고...





결국 집안의 문제로까지 불거진 다툼의 끝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이혼이라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나는 성실하게 잘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나에게 시켜진 일들은 누구보다 잘했고

누가 보지 않는 곳에서도 나에게 주어진 것들은

항상 묵묵히 열심히 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을 죽도록 싫어했고

내가 핑계를 대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는 삶을 살았다.





알량한 재산을 분배하는 이혼소송에서도

사실만을 말하고 거짓 없이 임했다.

그런데 상대는 그러지 않았다.

상대는 나에게

그리고 내 가치관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거짓말로만 소송을 진행했다.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오기 위해

전 재산을 포기할 수 있다고 까지 얘기했는데

법원은

상대방의 근거 없는 거짓말들 중 상당수를

인정했고

아이들이 어리다는 핑계를 들먹이며

그렇게 양육권은

상대방에게 가게 되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내 인생에서 '이혼남'의 이력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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