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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디플래너 Jul 26. 2022

잠시 멈추기로 결심했다.

돌아보고, 더 깊이 들여다보기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패션 IT 커머스 서비스 회사 광고 운영, 광고 AE, 그리고 미디어플래너까지. 그동안 내가 인턴 생활을 포함해 직업으로 가졌던 일들이다.
첫 인턴 생활은 스타트업 광고 운영팀에서 시작했다. 패션의 공통 관심사를 가진 유저가 모여있는 서비스였고, 유저가 많이 모인 곳에는 광고 상품을 판매하기 마련이다. 그곳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였고, 첫 회사는 감사하게도 사람들이 정말 좋았고, 감사한 회사였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광고를 만드는 일은 아니었다.


학부 시절 <광고론> 전공 수업을 들으며 팀플 과제로 진행한 IMC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만드는 광고를 만들고 싶어서 첫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마치고 광고 기획 알바와 인턴을 시작했다.


나에게 있어서 광고 기획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니즈를 해결해주기 위해 브랜드가 내세울 수 있는 메시지와 솔루션을 전달하는 것,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팀을 꾸리며 땀을 흘리는 일이었고,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 자체였다.  

하지만, 광고쟁이를 꿈꾸는 학생들이 광고 회사에 와서 로망이 깨진다는 사회적 통념이 있었는데, 나 또한 다르지 않았고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학부시절에 광고 기획은 브랜드가 처한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솔루션을 제안하고, 그 솔루션을 제안할 목표 타깃을 선정한 후, 타깃의 니즈를 파악하여 타깃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광고 회사로 들어오고 나서 앞서 말했던 타깃, 소위 우리의 중요한 고객은 광고주라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고객이 맘에 들지 않으면, 거듭 수정하고, 그렇게 수정된 광고가 온에어 되기까지 고민하고 수정과 컨펌의 연속이었다.



광고 시장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광고 AE 인턴을 했던 2017년 그 해에는 디지털 광고비가 TV 광고를 앞지르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점차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던 그 해 TV 보다는 디지털 광고로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우리 브랜드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아닌, 우리의 타깃에게만 노출이 가능하며, 광고 성과까지 측정하고, 광고비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 매체보다 디지털 광고가 더 효과적이다라는 생각이 커져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디지털 광고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던 과도기였던 그 해에 인턴으로 재직했던 그곳에서는 디지털 광고는 소위 짜치고, TV 광고가 여전히 멋지다고 생각하시는 재직자분들이 많으셨다. 아무래도 디지털 광고가 노출되는 매체가 낯설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인위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에 있어서 부정적인 생각이 있으셨던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나보다 현업에 오래 계신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생각을 부정할 순 없지만, 과도기였던 그 해에 내 스스로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연도별 디지털 광고와 TV 광고비 추이



모두가 안 맞을 거라고 했던 그 일이 하고 싶어졌다.

당시 디지털 광고와 관련된 업무는 미디어 렙사라고 불리는 외부 회사에서 전담으로 담당해주고 있었다. 그곳으로부터 전달받는 <디지털 캠페인 광고 데일리 리포트>와 함께 전달해주는 광고 분석 내용. 어떻게 보면 그 숫자와 그 결과값은 광고를 본 고객의 솔직한 반응이었고, 그 숫자라는 그들의 반응을 객관적이면서 주관적인 생각으로 분석하고, 어떻게 보면 답을 찾아내는 그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광고 캠페인 리포트 예시


내가 미디어 플래닝 직무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때, 친구들, 교수님, 직장 사수분을 비롯해 나를 아는 모두가 손사래를 치셨다.

어떻게 보면 나를 잘 아는 그들이 봤을 때에는 조금 더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 하는 일과 다르게 1) 늘 같은 일을 해야 하는 반복적이고 2) 숫자를 지겹게 봐야 하고 3) 주도적이기보다는 다소 수동적인 업무는 다소 지겹고 금방 질릴 것이라고 하셨다.



물론 나 또한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이 커져가는 그때, 그 일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그 움직임에 따라가는 업무라고 생각했고, 수많은 디지털 미디어를 가장 가까이서, 그리고 보다 전문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업무라고 생각했다.  




미디어 플래너로 다시 시작하다.

그렇게 미디어 에이전시에 미디어플래너로 입사해 업무를 시작했다. 한창 디지털 광고가 성장하고 있을 그쯤, 새로운 형태의 회사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내가 입사한 그곳도, 그룹사의 디지털 및 ATL 미디어를 통합적으로 담당할 수 있도록 모회사에서 만든 새로운 형태의 회사였다.  


모회사에서는 그룹사의 디지털 미디어 광고를 내부에서 전담할 수 있으며, 디지털 광고 운영 시 발생하는 매체 수수료를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자는 배경에서 내가 입사한 회사가 탄생하게 되었다.






Media Mix, 광고 계정 생성, 세팅, 데일리 리포트

입사 전 온라인광고협회에서 진행한 교육 및 인턴 연계 프로그램인 퍼포먼스 미디어 교육 과정을 2개월 수료하고 온 덕분에,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숙지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교육 과정에서도 이론 수업뿐만 아니라,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는 실습 과제도 수행하였고, 그 덕분에 비전공자인 나에게 업무 수행 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나의 성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 업무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니 즐거웠다. 다소 나에게 늦은 취업이었기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수많은 매체를 마주하고, 직접 광고를 세팅하고, 숫자로 확인하는 이 일의 현실을 금방 받아들이고 적응하였다. 그렇게 소비재부터 모바일 게임, 뷰티 등 다양한 업종의 디지털 광고 운영 업무를 경험했고, 2019년 3월을 시작으로 총 3년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내가 좋아하는 이 일, 자꾸 아쉬움이 들기 시작했고, 욕심이 생겨났다.

미디어 플래닝 업무는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크게 진행된다. 미디어 제안을 요청받고, 미디어 전략을 제안하고, 광고를 세팅하고, 광고가 종료되면 결과보고서를 전달하고, 광고비 정산을 끝으로 업무가 종료된다. 연장이 될 수도 있고, 종료가 될 수도 있지만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공통적으로 이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미디어 플래닝 업무


다양한 산업의 마케팅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케팅의 큰 범주 속에서 디지털 미디어 운영만 한정적으로 하는 게 너무 아쉬웠다. 캠페인이 종료되고, 물론 예상 수치 결과 수치를 비교하며, 성과를 측정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하지만, 한쪽만 하다 보니 한계가 느껴졌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싶었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다음에 바로잡고 싶고, 작은 움직임이 어떤 변화를 이끌고 오는지 너무 궁금했다. 나의 아쉬움은 이렇게 시작됐다.



24시간 중 8시간은 꽤 크다. 그렇기에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주중엔 회사에서 그리고 주말엔 UX, UI를 분석하는 챌린지, 마케팅 레퍼런스를 공유하는 챌린지, 과제를 두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챌린지. 그렇게 나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활동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안에 열정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UI/UX를 분석하며 다양한 앱의 서비스 사용을 원활하게 이끌어내는 플로우와 UX 디자인 그리고 심화되는 경쟁 상황과 사람들의 취향이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다양한 브랜드들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지.

그렇게 끊임없이 움직인 덕분에 갈증이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고, 나 또한 이러한 일도 하고 싶어졌다.


어떻게 보면 서른 살에 갑작스러운 방황, 퇴사 결정을 다들 의아해할 수 있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나로서 좋은 사람들을 회사에서 정말 많이 만났고, 정말 많이 배웠다. 나의 결정을 이해해준 팀장님과 팀원들에게 다시 고맙고, 늘 언제든 돌아오라는 팀장님의 말씀이 감사하다.  

물론 겁이 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더 배우고 싶고 채우고 싶은 활동을 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했고 에너지를 계속 충전하면 좋지만, 사람에게 주어진 에너지가 있다 보니 더 중요하고 하고 싶은 곳에 쏟고 싶었다.


 

ENFP


잠시 돌아갈 순 있지만 가고자 하는 그곳만 보자.

ENFP인 나에게 있어서 무계획은 다소 좋지 않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마케팅, 그중 퍼포먼스/그로스 마케팅


이 일은 마케팅 지표를 설정하고, 퍼널 분석, 실험하고, 실행하고, 현상을 데이터 지표로 바라보고 측정할 줄 알아야 한다. 유저의 인식보다는 행동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뿌리이자 본질은 다른 마케팅과 다르지 않지만, 정말 끊임없이 공부해야할 분야들이 많다.


미디어 플래닝 업무를 하며 광고 채널 운영에 대한 이해도는 갖추었지만, 무엇보다 데이터를 바라보는 분석적인 사고, 툴에 대한 이해도 이 역량을 갖춰야 한다. 콘텐츠 제작 능력까지. 할게 많다. ^^;


22년 7월엔 코멘토에서 진행하는 퍼포먼스/그로스 마케팅 직무 부트캠프, 앱스플라이어, 구글 애널리틱스 강의를 시작으로 그리고 SQL 공부까지! 틈틈이 스타트업 테드님의 영상을 보며 업계에 있는 실무진들의 인터뷰를 보고, 배워나갈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요즘 정말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테드님 영상, 퍼블리의 아티클,
그리고 코멘토

https://www.youtube.com/c/%EA%B9%80%ED%85%8C%EB%93%9CTED

https://publy.co/content/6684?fr=search&sc=all%3Adaad02e76aeb4563895dbf9cac019363%3Acontent_lists_889300003

https://comento.kr/class/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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