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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Dec 06. 2021

확실하게 이겨보자고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의 이기는 게임을 하라>

2011년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 선수가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시도 중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사실 첫 점프에서 실수를 하면 그다음 점프 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게 당연지사. 하지만 보란 듯이 단독 트리플 플립을 성공시키고, 앞에서 뛰지 못한 토룹 점프를 붙여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룹을 완성했다. 이건 기지의 역할도 있겠지만 김연아 선수가 수많은 연습을 통해 스스로 그려본 시뮬레이션 중 하나였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의 <이기는 게임을 하라>를 읽다가, 이기는 방법을 정석적으로 체화해 실천한 사람 김연아가 떠올랐다. 


불세출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에게도 힘든 시절이 (아주 당연히) 있었는데, 그건 바로 트리플 악셀 시도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트리플 악셀이 최고라는 여론의 압박. 사실 김연아도 시니어 데뷔 이전, 트리플 악셀 기술을 훈련했고, 올림픽 출전 2년 전에도 시도했지만 그가 훨씬 잘하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기술에 매진하기로 했다. 대단한 멘탈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트리플 악셀 (그것도 정석이 아닌)만을 고집한 아사다 마오는 기술의 기복과 흔들리는 멘탈을 극복하지 못하고, 올림픽 경기 티켓을 아주 힘겹게 사수했지만, 영광의 금메달은 김연아가 차지했다.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한계선까지 밀어붙이고 경쟁해야 하는 스포츠 선수들, 어찌 보면 창업을 하는 사람들과 닮았다. 좀 더 넓은 범주로 이야기하면, 꿈을 좇기 위해 매일 도전하고 실패하는 사람들, 우리 모두의 모습을 대입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박지웅 대표가 말하는 이기는 게임이란, 결국 요약하면 나를 제대로 알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준비하고, 나를 믿고 끈질기게 시도하는 것. 김연아도 그랬다. 일찍이 본인이 잘 해낼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했으며, 그놈의 기술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김연아만의 철학이 담긴 하나의 예술을 했고 챔피언이 됐다.  


무척 단순해 보이는 룰이지만, 이 심플한 룰은 지키기 참 어렵다. 나의 카르마 그리고 관성에 대한 도전이고, 이건 스프린트가 아닌 마라톤이거든. 기왕 이기는 게임을 한다고 마음먹었으면, 2022년에는 남들이 다 해보는 그런 방식의 일 말고,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가슴 뛰는 일을 실현해보고 싶다. 언더독의 마음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Chumbawamba "Tubthumping" 가사를 인용해본다. "I get knocked down but I get up again. You're never gonna keep me down." 난 엄청 끈질긴 인간이거든.


1. 내 역량에 대한 메타인지 그리고 실현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떤 판에서 싸울 것이지 경로 찾고, 일단 시작하기  

"나는 운전을 잘하고 싶은 걸까, 달리기를 잘하고 싶은 걸까. 운전하는 사람들이 도로에 너무 많다고 해서 자동차를 안 탈 것도 아니고, 우사인 불트가 아닌 이상 세계 신기록을 낼 수 없다고 해서 육상선수가 갑자기 은퇴를 할 건 아니잖아요. 운전을 잘하고 싶으면 운전대를 일단 잡아봐요 하고, 달리기를 잘하고 싶으면 일단 운동화부터 신어야 한다, 시작부터 바로 그 일을 해야 한다. (p.36) 


2. 플랜 A부터 플랜 Z까지의 준비성과 끈질김   

끊임없이 경우의 수를 상정하고, 대안을 만들어 놓기, 그래야 돌진할 수 있으니

"중요한 건 타석에 계속 들어서는 거예요. 내가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다는 게 전제가 되면 옵션을 무한정으로 생성할 수 있으니까. 언젠가는 안타를 칠 거니까.(p.126)" 


3. 가슴 뛰는 나만의 비전과 철학   

단순히 숫자를 이야기하지 말자, 충분히 멋진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저는 끝까지 가고 싶은 거예요, 목표라는 걸 정해서 제 한계를 지을 필요도 없이. 창업의 세계에서는 끝이 없어요. 제가 목표를 설정한들 그것보다 더 높은 성취를 해버리는 사람들이 계속 나와요. 그런 뉴스를 보면 또 조급해집니다. 그렇다면, 목표 없이,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매일매일 시험해보자는 게 제 목표예요.(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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