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케이건의 <인스파이어드>
제품 기획의 바이블로 불리는 책이라, 이미 예전에 흥미롭게 읽었지만 - 한 해의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에 읽으니 훨씬 잘 읽힌다. 프로덕트 마켓 핏이 맞아야 하는 것처럼 책과 마인드셋 핏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된 계기랄까. 책을 사두고, 조급해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젠간 읽을 것이고, 오히려 그 언젠가가 더 적합한 타이밍일 수도 있으니까.
책을 읽으며 내 안에 지배하는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불과 1년 전의 나라면, 어땠을까. 비교를 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부끄럽게도 1년 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회고보다는 환경적, 자원적 한계에 대한 불만이 더 많았다. 정말 냉정하게 당시를 회고하면- 실은 내가 더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을 텐데 말이야. 마음이 살짝이 아렸다.
입사하고 지난 9개월을 회고하며 읽으니, “아차”하는 부분이 많았다. 인스파이드에서 대변하는 제품 기획자의 롤을 100%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 큰 관점에서 봤을 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는데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 동감하며 책을 읽었다. 정말 뻔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공급자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가장 큰 “아차” 포인트였고, 책에서 얘기하는 이터레이션을 충분히 실행하지 않고 마음속에 GG를 쳤던 것. 또한 선수 치며 일하지 않고, 수동성에 기댔던 부분들… 여러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앞으로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었을 땐 매우 고무적이었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기대감, 이미 실행 중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것들. 책에 나온 내용 상당 부분이 회사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있다 보니, 기승전”나만 잘하면 돼”로 결론짓게 된다. 작년에 놓쳤던 “아차”포인트를 어떻게 동료들과 잘 협업하며 개선할 수 있을지… 부글부글 욕심이 생긴다. 그리고 기대가 된다.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