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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Jan 22. 2022

혼자가 아닌 함께의 삶

데이비드 브룩스 <두 번째 산>

작년부터 지금까지 나의 주요 화두는 “삶의 목적이다. 서른을 오롯이 마주하고, 정착하는 시기라서 그런지 (이제 수습기간 끝남) 나는  사는지, 어떻게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실은 유학길에 오른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큰 병, 드라마에 나올법한  혈액암에 걸린   삶의 목적이 정말 달라졌으니까. (물론 지금은 완치자) 이전엔  학교 성적, 사회에서 인정하는 지위,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의 조건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그랬지만 죽을 고비를 마주하고, 살아남게 되니  가지  질문이 생겼다. 나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있었던 것은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물론 현대 의학의 힘이 나를 살린 것도 있었지만, 신이 보낸 하나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다시 살아났다면, 주어진 삶을 진짜 의미 있게 살아보자고.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지. 순간의 결심으로는 이런 의미를 찾긴 쉽지 않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가치, 사회에서 원하는, 정해진 타임라인에 순응해야 하는 강박이 나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사인 함수의 그래프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삶에 대한 큰 질문을 물음표 살인마처럼 던질 때쯤 친애하는 트레바리 성장 곱하기 성장 멤버 대수님의 추천으로 데이비드 브룩스의 <두 번째 산>을 읽게 되었다. 등산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당연히 삶을 산에 빗댄 내용이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말한다. 첫 번째 산을 오르는 삶이 나의 성공을 위한 삶이라면 두 번째 산을 오르는 삶은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헌신의 삶을 말한다고.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살고 싶은 삶. 다소 오그라드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실천을 하는 것도 엄청나게 어렵지만 - 나를 위해 또 남을 위해 에너지를 쓰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 책의 저자가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인생을 살아갈 ‘이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과정‘이든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고. 자기 목적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여정에서 만나는 온갖 고난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이다.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늘 이야기하지만, 삶의 목적은 결국 재귀적이지만,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결코 혼자 발견할 수는 없고, 이웃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가족에게, 이 사회에게 헌신할수록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함께’의 삶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추천하고 싶은, 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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