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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Mar 09. 2022

트레바리 고마워

리사 펠드먼 배럿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리사 펠드먼 배럿 전작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먼저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을 읽고, 전작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부록에서도 말했듯 대중을 위한 과학책 쓰기의 어려움을 살짝은 이해할 수 있었다.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부록에서 인용된 구절의 출처를 찾아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과학서로 분류되니,  책은 분명 과학서다. 그렇지만   사회과학과 맞닿아있는 느낌이 들었달까. 단순 연구의 결과를 나열하는 방식의 책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실증적(positive) 분석과 규범적(normative) 분석  후자에 가까운 자세를 가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행동의 변화를 촉구하는 책이라서 읽기 편했고, 1/2 그리고 7개의 강의를 쉬운 비유로 이해할  있어서 좋았다.


"우리 뇌는 동물의 왕국에서 제일 큰 것도 아니고, 객관적 의미에서 최고인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의 것일 뿐이며 우리의 강점과 약점들의 원천이다. 뇌는 우리에게 문명을 건설할 수 있는 능력과 동시에 서로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다. 뇌는 우리를 불완전하며 또한 영예롭게, 그야말로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마지막 장을 읽으며, 뇌에 대한 경외심과 환상은 친근감과 인간적인 감정으로 전환되었고, 앞으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많아지겠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총 9개의 강의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강의는 5강이다. 나의 뇌가 특출 나게 잘난 뇌가 아니라,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는 것. 특히 이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다. "뇌가 예측하기 어려운 일을 처리하려면 신진대사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사람들이 자기의 기존 믿음을 강화해주는 뉴스나 견해들로만 이루어진 이른바 반향실(echo chamber)에 안주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따르는 불편함과 신진대사 비용이 줄어든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배울 확률 역시 떨어뜨린다."


정반합이 떠올랐다. 예측 가능한 삶은 우리를 안정성으로 데려다주고 생존을 보장한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것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은 나를 피곤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는 의외로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줄 수 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행동함으로써 변수에 대한 배움을 쌓고 또 성장하게 되는 것이지. 이는 절대 혼자 할 수는 없다. 여기서 트레바리가 큰 도움을 주네. 나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모아주고, 신선한 질문을 던져주고, 계속 연결시키고 성장시켜주니 어쩌면 나는 저자가 지향하는 뇌 사용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트레바리 고마워.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인용한다.

"진화는 인간에게 이런 일시적인 대사 변화에 대처하면서 오히려 그로부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신경계를 선물했다. 어쩌다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운동과 같을 수 있다. 신체 예산에서 잠시 인출한 다음 곧바로 채워 넣으면 당신은 더 강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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