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 신뢰>
랄프 왈도 에머슨은 <월든>을 지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월든>을 먼저 읽었다면, 에머슨의 문체에서 소로우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니체, 간디, 마이클 잭슨에게 영감을 준 책이라니, 혹해서 읽어볼 수밖에 없었다. 현대 지성 클래식에서는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작품을 표지로 삼았는데, 자기 신뢰라는 제목과 딱 맞아떨어지는 책이었다. 위로는 안개 바다 위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인간의 모습. 정상에 우뚝 올라섰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영역은 인간 각자가 감내해야 하는 숙제처럼 보인다.
랄프 왈도 에머슨은 말한다. 부제에서도 말하듯 인생의 모든 답은 내 안에 있고, 자기 이외에 곳에서 자신을 찾으려 하지 말라고. 그는 믿는다 인간은 누구나 신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믿고 행동함으로써 인간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다소 단순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에머슨은 신성을 깨우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이라고 하는데, 무얼 노력해야 하는지는 각자가 찾아야 하겠지.
"신은 겁쟁이가 그분의 역사를 드러내도록 두지 않는다. 인간은 자기 일에 온 정성을 다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위로를 느끼고 즐거움을 얻는다. 하지만 그런 정성과 노력이 없는 말이나 행동은 그에게 마음의 평화를 안겨주지 않는다. 그것은 건져낼 능력이 없는 구원일 뿐이다. 건성으로 하는 그런 언행으로는 버림만 받을 뿐이며, 아무런 친구도 창의성도 희망도 건질 수 없다."
결국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인지하는 단계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나. 그리고 내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고. 그런데 말입니다. 지독히도 외로운 과정이다. 나를 믿는다고 해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면, 그 선택을 한 나를 탓하고 나를 믿지 못하는 상태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그랬다. 지금과 같은 믿음을 갖게 될 때까지, 스스로를 믿지 못했거든. 남보다도 혹독하고, 엄격하게 스스로를 힐난했다. 나에게 엄격한 사람이 남에게도 엄격하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체감한 순간, 나에 대한 관대함 그리고 믿음이 생겼다. 나에게도 신성이 있다면, 남에게도 신성이 있다고 믿는 것. 자기 신뢰는 공동체 회복의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