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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Mar 21. 2022

실행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솔직히 말하면, 저자의 이전 저서에서 발견한 다소 시대착오적인 젠더관으로 그의 책을 읽고 싶지 않다는 편견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 책은 신뢰할  있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에 더해 밀리의서재에 있다는 이유로 가벼이 읽게 되었다. 밑줄 기록이 68개나 있다니-  읽고 나서도 놀라웠다. 책의 필로그, '10 , 다시 부끄럽기를' 보면서 내가 이분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책의 표지 "Move is the message"  실천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순간이랄까.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사회, 경제, 브랜드 등을 넘어 나아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랄까. 책을 덮고 한참을 곰곰이 생각했다. 정말, 관성대로 살면 큰일 나는 세상이 도래했구나. 책의 제목을 한 번 더 확인했다. "Just do it"을 만트라 삼아 달려온 나에게 "그냥 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도전의 모수가 중요한 주니어 시절은 그냥 해보는 게 더 중요하지만 시니어 레벨로 넘어가며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생각하며 실행하는 지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에필로그에서 이 책의 의도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쉽지 않은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일단 도전!' 하는 식으로 그냥 하지 말고, 세상의 변화에 내 몸을 맞추는 과정을 성실하게 치러내시길 바랍니다. 성실은 의미를 밝히고 끈기 있게 헌신하는 것입니다. 근면은 생각이 배제된 성실함이고요. 앞으로의 시대는 생각 없는 근면이 아닌 궁리하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그냥 하지 말라 (Don't just do it)'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 20대 초반, 아니 최근의 나도 그랬다. 뭐라도 배우지 않으면 불안하고, 당장 실행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그런 느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도태될 게 자명하지 않은가. 일단은 실행 전에 세상의 변화를 지혜롭게 바라보는 시간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일 벌이기 좋아하는 나에게 적절한 경고문처럼 들려서 좋았달까. 요즘 들어 폭주하는 나에게 딱 맞는 메시지였다.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메시지도 참 많았고. 보물창고와도 같은 책이었다. 20대의 체력이라면 그냥 해도 됐는데, 30대의 나는 그냥 하지 말아야겠구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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