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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Apr 15. 2022

부럽다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하루키의 팬들은  알 테다. 그가 엄청난 재즈 레코드 광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클래식 레코드에 대한 애정도 크다. 그가 어쩌다 모으게  클래식 레코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어쩌다 읽게 되었다. 스트리밍이 익숙한 현대인1 답게, 클래식 조차도 멜론에서 듣지만  책을 읽고 나니 레코드를 모으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샘솟았다. (멈춰! 가산탕진의 지름길)


하루키는 클래식 레코드에서 재킷 디자인에 집착하는 편이라고 고백했다. 순전히 딜레탕트적 감상일 순 있겠지만 그의 솔직함에 감탄했다. 예를 들어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에서 남들이 대부분 좋아하는 카를 뵘 버전의 레코드를 특별한 재미가 없다고 표현한 것도 그렇고. 남들이 다 좋아한다고 말할 때, “응, 나는 별로”라고 말할 수 있는 그만의 용기와 기준이 부러웠달까.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 영역이다. 옳고 그른 게 있겠나. 그렇지만 좋은 감상평은 존재하는 것 같다. 하루키의 담백한 문체를 보며, 느꼈다. 지나치게 감상에 젖지 않는 감상평이 좋은 감상평이구나. 뭐, 이건 나의 느낌이니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감상에 젖기보다는 맘에 드는 부분을 포착하고, 디테일하게 파고들어 담백하게 표현하는 훈련을 한번 하고 싶다. 표현도 표현이지만, 안목을 기르는 게 먼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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