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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Apr 18. 2022

낭만적이지 않아도 괜찮아

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아빠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천문학자가 별을 보지 않는다고? 이게 무슨 말이야. 별을  보고 어떻게 연구를 . 하지만  뜻이 아닌 듯하다. 이제 별을 보면, 지나친 이상화와 낭만화를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실제로 인터뷰를 읽어보니 천문학자들이 별을 보는 시간은 사실 1년에 며칠 정도라고 한다.


별을 보는 ,  좋지. 반짝이고, 예쁘고, 낭만적이고,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씩 품은 꿈같지 않나. 하지만 학자는 그렇게   겠지. 관찰에서만 그치면 학자는 아니지. 결국 연구를 하고 학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짐을 가진 사람이니까.


깜짝 놀랐다. 저자는 천문학자인데,  세이건의 <코스모스>  읽지 않았다고. 보통은  세이건을 통해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고, 입덕 하지 않나. <코스모스> 대한 그녀의 솔직한 감상에 사실은 놀랐다. 난  세이건의 문과적(?), 시적인 표현에 감탄한 사람인데- 이에 대한 감상은 책에서 찾아보면 좋을  같다. 마찬가지로 <어린 왕자>에 대한 감상에서 어쩔  없이 묻어난 천문학자의 직업병을 확인할  있었다.


애초에 생일 밤에 제일  보이는 것을 생일 별자리로 정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점성술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목숨을 걸고 천체의 움직임을 읽는 진지한 운명론이다. 해와 달이, 행성과 혜성이 어디 있느냐가 중요하다.”


쉽사리 감상평을 쓰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낭만과는 정 반대의, 현실에 입각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서일 것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며 들떴던 마음과는 반대로, 위로받는 마음, 감사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우주 이야기인데 낭만적이지 않아도 괜찮았다. 덤덤히 읽혀서, 묵직한 감동이 아직까지 이어지듯 하다. 감동적이었던 구절을 함께 공유한다.


보이저는 창백한 푸른 점을 잠시 응시한 , 다시 원래대로 기수를 돌렸다.  멀리, 통신도 닿지 않고 누구의 지령도 받지 않는 곳으로. 보이저는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전진할 것이다. 지구에서부터 가지고  연료는 바닥났다. 태양의 중력은 점차 가벼워지고,  빛조차도 너무 희미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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