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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Apr 22. 2022

무얼 위해 일하는가

최명화 <나답게 일한다는 것>

아무리 에너지가 넘치고,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정체의 시기는 찾아오는 것 같다. 실제로는 멈춘 것은 아닌데도 말이야. 최근의 내가 그랬다. 무얼 위해 일을 하는 것인가, 나의 커리어 골은 무엇일까… 여러 고민이 많았다. 아, 나에게도 번민의 시기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이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최명화 대표님을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글과 영상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와 단단함에 한 번은 만나 뵙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이 책만으로도 많은 용기와 위로를 얻었다. 책 띠지에 나온 인용문처럼 “나를 증명하려고 애쓰지 마라. 이제 나를 표현하라.”라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브랜딩의 맥락과 비슷하다. 그 시작은 나를 먼저 아는 것이다. 이에 대한 내용은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사실 몇 주 전엔 회사 일이 버거워서 퇴근 후에는 일 생각을 하지 않기로 하고, 주말에도 메신저를 지워 의식적으로 일과 삶을 떼려는 노력을 했다. 그런데 맘이 편하기는커녕, 이상하게 불편하고 신경 쓰였다. 그때 깨닫게 된 것 같다. 일 자체를 떠올리는 게 스트레스가 아니라, 나는 일을 삶의 우선순위 중 높은 곳에 배치한 사람이란 것을.


책의 1장부터 이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직장이라는 타이틀이 나를 설명하게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한다. 타이틀이 나를 설명해준다고 착각하는 순간, 우리는 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내가 지키고 마음 쏟아야 할 것은 직장이나 타이틀이 아닌 나의 일이다.”


여기서의 일의 의미는 단순 나에게 주어진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더 확장적인 의미처럼 느껴졌다. 회사의 방향성에 나를 끼워 맞추는 것은 나로서는 크게 의미는 없어 보였다. 대신 계속 스스로 고민하고, 질문했다.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일’에 회사가 지향하는 업무가 포함되는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겠지만, 그래도 현재로서는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어느 정도 일치하기에 다행인 것 같다.


또 고민의 시기가 오겠지.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좀 더 믿는 방식으로, 고민을 잘 풀어낼 것이라 생각한다. 돌이켜보니 그때는 거의 해결 불가능의 고난도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와선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망각과 성장의 적절한 조합이 사람을 더 훌륭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적절한 시기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지금, 좀 일이든 뭐든 힘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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