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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May 15. 2022

떠올려보는 슈퍼팬 경험

팻 플린 <슈퍼팬> 

1.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말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물건을 사본 경험이 있는가. 난 있다. 부츠, 원피스, 스피룰리나 등 다양한 물건을 사봤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물론 실패한 케이스도 있지만, 여전히 인플루언서의 말에 혹하고 산다. 물론, 내가 원하는 제품을 찾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전제 하에 믿는 편이고. 나와 핏이 맞는 유명인의 추천일수록 신뢰도는 더 올라가고, 가끔은 그를 위해 옹호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아, 나 슈퍼팬인가? 


2. 어떤 브랜드의 옹호자가 되어, 주변에 열렬히 홍보한 경험이 있는가. 난 있다. 트레바리(독서모임), 노도 니트(슈즈), 으네드레스(옷), 애플, 이솝,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점을 뽑으라면 "예측가능성", "일관성"이 아닐까 싶다. 아- 그래서 어느 순간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떠나게 된 브랜드들도 있다. 

"슈퍼팬을 만드는 힘은 그런 경험에 꾸준히 집중하는 일관성이다. 작은 규모를 이용해서 사람들과 진심 어린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기억에 남는 독특한 순간을 만들어 주자. 케빈 켈리의 말처럼 꼭 엄청난 청중이 있어야만 놀라운 일을, 당신의 삶과 다른 많은 사람의 삶을 바꾸는 일을 하는 건 아니다." 


3. 브랜드에 정이 떨어지는 일은 잘 없지만 어느 순간 나를 고객이 아닌 "돈"으로만 볼 때, 그런 시선이 피부로 와닿을 때였다. 나를 가두리 양식장에 가두고, 피딩한다는 느낌이 들 때지 뭐. 고객은 이를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근데 사업하는 사람들, 이거 쉽지 않지.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자동화 시스템과 인간적 대응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때 중요한 건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것이 슈퍼팬이 될 사람들이 유입될 커뮤니티를 만다는 것이라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인간적인 면에 치중하는 편이 훨씬 더 좋다." 


4. 요즘 내가 눈여겨보고 있는, 슈퍼팬을 잘 만들고 있는 브랜드는 원룸만들기, 술담화, 민음사다. 참 잘한다. 일단 공통점을 뽑아보자면, 이렇다. 특히 원룸만들기의 경우,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앱까지 총체적으로 일관된 톤을 유지하고 있어서 감탄했다. 

1) 일단, 브랜드의 고객이 누구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2)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톤&매너를 활용해 인스타그램 혹은 유튜브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댓글도 참 잘 달아줘. 

3) 브랜드의 직원이 브랜드 뒤에 숨지 않는다. 브랜드 옷을 입고 앞에 나선다. 


5. 하지만, 빠가 까가 되는 것은 한순간. 브랜드에 열광할 만큼 열정 넘치는 슈퍼팬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간 역풍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미적지근한 브랜드는 매력이 없다. 빠가 있으면 당연 까가 있는 법. 까 무섭다고, 헷지 하려고 하지 말자. 모든 사람에 사랑받는 것은 허상이다. 일단, 팬부터 만들고 보자. 


6. 팬 관리가 인간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관계란 참 신기해. 지속적인 셀링 메시지는 인간을 피곤하게 한다. 특히 기브 앤 테이크의 계산적인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막 퍼주라는 말은 아니고, good to great 하자는 거지. 

"청중을 왜 구축했는지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다. 그 일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건 좋은 일이다. 청중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단, 당신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구축한 관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청중과의 의미 있는 소통과 특별한 순간을 잊어버리고 나면 당신은 사람들을 밀어낼 것이고, 결국 당신 사업은 곤란에 빠질 것이다." 


7. 자연스레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사람인지라 100% 일관적일 순 없지만, 사람의 카리스마와 매력은 결국 일관성에서 출발하지. 내게 일관성이란 언행일치의 삶인데, 아 요원하다 요원해. 그래도 노력해볼래. 이런 여정에서의 나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땡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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