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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Jan 23. 2021

언어는 역사다.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 마크 포사이스

암기 중심의 영어 공부를 할 땐 품사와 의미 정도, 이외 이 언어가 탄생된 배경이나 역사는 딱히 중요하게 여기진 않았다. 하지만 “어, 이 단어가 이런 상황에도 쓴다고?”, 언어의 불규칙성과 비일관성을 마주한 순간을 겪고 나서 호기심과 무한한 궁금증이 샘솟게 된 것 같다. 영어를 배워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규칙 동사와 불규칙 동사의 개념을 처음 마주했을 때 얼마나 납득이 안 되던지...


본격적으로 어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영어를 배웠던 때가 아니라, 아마 휴학 시절 “아주 짧게” 취미로 배우던 프랑스어를 배웠던 때였다. 프랑스어에서는 어머니를 “mere”로 포현하는데 이 단어에서 “mer(바다)”라는 뜻이 들어있는 것. 비슷하게 한자어 바다(海)에는 어머니(母)가 들어가 있었다. 언어는 시간과 공간을 입으면서 여행되고 공유된다는 것을 이 배움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언어는 재밌는 것 같다. 사람의 사연이 각기 다르듯 언어가 가진 사연과 역사가 다 다르니 말이다. 언어의 근원, “어원”만을 집요하게 파헤친 사람이 있다.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의 저자 마크 포사이스는 어린 시절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선물 받은 이후 “어원 덕후”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한 바퀴 읽고 나면 어원을 통해 지구 한 바퀴를 돈 느낌이 든다.


저자가 주도하는 어원 여행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시대의 가치, 맥락, 사람들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고, 때로는 탄생되고, 다시 정의되고 소멸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영어의 어원 이야기를 다뤘지만 한국어도 이 책이 구성하는 여행적 흐름으로 어원 이야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다. 평소 어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재밌게 읽을 책. 2021년 첫 책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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