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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민경 Oct 31. 2021

미의식, 어떻게 단련시키지

야마구치 슈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이 최근 몇 년간 주요 트렌드였기에 직감을 트레이닝한다는 이야기 자체가 사람들에게 낯설게 다가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직장생활을 하는 지금까지 우린 ‘측정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교육받아왔고, 심지어 직감은 논리의 보조수단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에, 오히려 직감의 위치가 과소평가된 건 아닌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이 말하는 주요 주제는 이와 같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경영만으로는 더 이상 비즈니스를 리드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기에 이를 이성과 수치만으로 설명이 불가능하고, 결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실로 위대한 비즈니스 의사결정의 산물이 모두 논리로 생긴 건 아니라고, 의사결정자의 직감이 오히려 위대한 결과를 낸 적이 많다고 얘기한다.


흔히 비즈니스 세상에서 설명할  없는 성공의 결과물을 ‘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이란  어쩌면 의사결정자가 수년간 알게 모르게 단련한 직감 훈련의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직감은 저자가 말하길 미의식을 통해 단련할  있다고 말하는데, 미의식은 듣기만 해도 정말 어려운 개념처럼 느껴진다.


미의식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저자는 미의식을 쉽게 말해 ‘교양’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요컨대 눈앞에서 버젓이 통용되고 있는 규정이나 평가 기준을 ‘상대화할 수 있는 지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미의식을 정의하고 있는데… 이렇게 ‘상대화할 수 있는 지성’에서 ‘상대화’는 어쩌면 편견 없이 세상을 바로 보는 혜안일 것 같고, ‘지성’은 이를 위해 꾸준히 쌓아야 하는 지식과 무수한 경험을 말하는 것 같다. 결국 이는 어찌 됐든 트레이닝을 거쳐야 하는 덕목이며, 나이가 든다 하여 저절로 쌓이는 것은 절대 아닌 것 같다.


가장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보는 능력 단련하기’.라고 한다. 덧붙여 말하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견해’에서 탈피하는 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 것. 굳이 해석하려 들지 말고, 추상화하거나 환원하지 말고 정말 순수하게 ‘보는’ 훈련. 야마구치 슈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패턴 인식은 반복적인 일상생활에서 에너지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무기이지만, 한편으로는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한다.”


‘이미 해봤어.’, ‘그건 뻔해.’, ‘그거야 나도 잘 알지.’ 스스로 이런 말을 자주 한다면, 패턴 인식에 발목을 잡혀,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서 멀어질 수 도 있는 것 아닐까. 과거의 해답이 현재의 정답이 될 수 없는 사회에서는 저자가 말하듯 편견을 내려놓고, 바로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때로는 나를 부정하는 일이 될 수 있을 만큼 고통스럽고, 부자연스럽긴 하겠지만- 조금씩 시도해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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