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병영 부조리는 사라지지 않을까?

1. 신뢰의 중요성

by 창업하는 선생님
대한민국 육군 최악의 사건 사고 중 하나, 윤 일병 집단폭행 살인사건

2014년 4월 고 윤승주 일병은 선임의 집단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2014년 6월 임 병장은 집단 따돌림을 비롯한 내무부조리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총기 난사를 저질렀다. 불과 전역 3개월 이전에 발새한 사건이다. 그 결과 5명이 죽고 9명이 중경상을 입게 되었다. 대한민국 군대의 고질적인 병영 문화는 2014년에 비극적인 참사를 연달아 만들어냈다. 그 결과 군 문화는 선진병영이란 이름 아래 확 바뀌게 되었다.

피를 딛고 변화된 병영 문화는 과거 선배들이 겪었던 영생활보다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용사들이 병영 부조리와 똥군기에 고통받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왜? 이런 병영 부조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는 걸까?




인간에게 신뢰의 중요성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진화된 기계이다.


우리는 양복을 입고 아스팔트 바닥을 걸으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몸뚱이와 그 안에 뇌는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 우리 조상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현대의 인류는 비만에 의한 성인병과 합병증에 의한 사망을 더더욱 두려워하지만 과거의 우리는 살인, 출혈, 감염, 구타가 일반적인 사망원인이다. 현대인은 여전히 수렵채집인의 두뇌와 심장을 가지고 있으며 어둠 속에서 언제 우릴 공격할지 모르는 맹수와 부족 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간의 몸을 지니고 있다.


그런 몸을 가지고 있는 인류에겐 내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동료는 중요하게 느껴진다. 특히나 과거 생존 경쟁의 최전선에 뛰고 있는 남성들의 세계에서는 더더욱! 무리의 일원이 한정된 자원을 소모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이 존재가 무리에 해약을 미칠 인간인지? 전쟁에서 등 뒤를 맡길 만한 믿을만한 사람인지 Test 할 필요가 있다.



텃세의 목적은 TEST이다.


가혹한 신고식과 텃세, 신병에게 가하는 엄격한 군기의 요구는 이런 Test의 목적이 강하다. 외부의 연락, 휴대폰,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옷과 스타일을 뺏어 집단의 색체에 얼마나 잘 물들 수 있는가? 소속한 무리의 목적에 헌신할 수 있는가? 이기적 본성을 내려놓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가? 임무 수행에 적합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 같은 생활공간을 공유하는데 피해를 줄 인간인가? 등등 그것은 풋내기의 내재된 본성 - 가지고 있는 능력 - 태도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즉, 신병 교육 시절과 자대 배치 이후 이등병 시절에 대한 규정과 규율을 들이밀며 배타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확인과 검증, 그리고 교육훈련 위함이다.


UDT 지옥주 훈련 - 몇날 며칠을 굶기고 정신의 극한까지 몰아세우는 훈련. 이를 통과하는 전사는 UDT의 일원이 된다. 혹독한 훈련은 교육생들을 확인케 하는 시금석이다.

그렇기에 test와 난관 + 교육훈련을 극복해 믿음직한 동료로서 인정받은 존재, 최소 1인분 혹은 그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존재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같은 의식(성인식, 신고식, 신병훈련 등)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거쳤다는 것은 동질감을 주기 때문에 한결 부드러운 눈길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동료로서 인정받지 못한 존재에게 불명예만이 존재한다. 흔히들 나중에 짬이라는 게 차 군번이 높아지고 계급이 높아지면 군생활이 편해진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병사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리지만 실력을 쌓고 동료로서 인정받을 수 있지만, 개선의 여지없이 이어지는 무능함 + 이기적 태도 등은 후임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선임과 동기들에게 무시의 대상으로 이어진다. 이 모습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것이 '기수열외'라는 병영 부조리였고 이것이 임 병장 분노의 촉매제이다.


이 부분은 불명예의 당사자가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것과는 무관하다. 본능적인 꺼려짐과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가 상한 음식의 냄새를 맡으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처럼 DNA 수준에 박힌 본능적인 반사이기 때문이다. 내면에서부터 끓어 올라오는 묘한 불쾌감이다. 우리는 생존하도록 진화된 기계이고 실제로 해악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공동체에 해악을 미칠 가능성을 사람을 피하는 것이 생존의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오랜 진화로 얻은 지혜는 DNA에 빅데이터로 저장되었고 그 지혜는 감정이라는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글을 마치며...


우리가 물욕을 가지고 있다고 모두가 절도를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불신과 본능적인 꺼려짐이라는 감정이 모두가 병영 부조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정이 병영 부조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감정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요인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것은 무엇인지 다음 글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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