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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업하는 선생님 Sep 01. 2022

내가 짠테크를 하지 않는 이유



1. 사라지는 삶의 활기


소비는 강력한 동기부여이다.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나간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퇴근 후, 평일 끝 주말에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벤트가 존재한다는 느끼는 것만으로 하루 8시간 일주일의 40시간이 빛이 나고 사람을 활기 넘치게 한다. 오늘 밤에 데이트가 있다는 감각만으로도 잠에서 깨어난 아침부터 사람을 흥얼거리게 한다.


짠테크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매일 저녁 닭가슴살에 쌀밥만 파먹으며 집안에 콕 박혀있어야 할 따름이다. 그러나 과도하지 않은 정도에서 자유로운 소비를 결의하자 물리적으로 삶의 범위가 넓어졌고, 그에 따라 얻는 경험과 기쁨이 늘어났다.


그리고 소비라는 것이 다른 의미로도 활기를 불어넣는다. 유튜브에서 동생의 죽음으로 큰 상실을 겪은 한 남자가 풀 할부로 제네시스 G90을 구매하고 담담한 독백을 내뱉었다. '빚이 있는 지금이 오히려 너무 흥분된다.', '개같이 일해야 하는 지금 상황에 온몸의 세포가 살아는 기분이다.' '빚이 생기자 된 지금 몇 년 만에 뇌는 최고 활성도를 보이고 있다.'  소비는 나쁘다는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관념과 달리 소비를 위한 빚이 산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었다...






2. 지출을 줄이자 다른 소중한 자원들이 사라지더라 


극한으로 한정된 지출은 통장 속에 차곡차곡 경제 자본을 쌓여만 갔지만 반대로 다른 소중한 가치들을 망실시켰다.


사람이라는 슈퍼카를 돌리는 기름은 돈이다. 나가는 순간순간 모든 것들이 비용이 된다. 밖에 나가는 순간 물, 끼니조차도 돈이 된다.


그래서 난 날 집안에 처박았다.


집 안에 처박혀 6인치 스마트폰 화면에 머리를 박고, 시간을 죽다. 뭔가를 생산적인 일을 하라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돈을 쓰지 않고 자극 없는 집안에 박혀있는 것만으로도 인내심의 한계이고 의욕은 0이 된다. 소비를 죽이자 시간이 죽고 삶의 의욕이라는 것도 죽었다.


시간만 죽여대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하며 망가지는 나의 호르몬 체계 - 뒤틀어진 몸 등 내 몸의 가치가 망실된다. 망가져 버린 뇌는 짧은 집중조차 날 못하게 만들고 사람을 흐리멍덩한 존재로 빚어낸다. 돈을 아끼려고 먹는 것에 돈 아끼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 양질의 단백질들을 포기하고 싸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밀가루와 설탕, 식물성 기름 등으로 구성된 싸구려 음식들(라면, 식빵, 떡볶이...)을 먹었다. PT, 크로스핏? 그런 거에 투자할 돈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냥 카우치 포테이토가 되었다. 소비를 죽이자 내 몸도 서서히 죽었다.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고자 하니 사람이 신경이 작은 것에도 신경질을 내고 괜한 짜증을 내게 만든다. 친우나 가족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서로 밥을 사주거나 커피 한 잔 챙겨줄 때에도 장 속에 잔고만을 생각하느라 무언가를 베풀지를 못하고 베풀더라도 아까움에 나눔의 기쁨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했다.


소비를 죽이며 무엇보다 큰 손실은 바로 셀 수 없는 기회들의 상실이다. 지금이야 어떤 모습이든 간에 10억 연봉도 될 수 있는 존재가 젊은이인데... 약간의 비용이 아까워 밖에 나가지도 않고 사람도 만나지도 않고, 배움에 투자를 하질 않아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는 가능성을 닫혀버렸다.


이렇게 시간이라는 마법 - 발전 가능성 - 신체 자본 - 인적 자본 등 모든 것들이 돈을 쓰지 않겠다는 '결핍'의 태도 덕에 다 손상돼버렸다.  




3. 내 삶의 가능성이 사그라지더라


욜로, 빚을 내 소비, 극단적이고 내 미래를 파멸시키는 소비 회사에 날 묶고, 지금 당장 돈이 급해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일자리에 얽매이게 다. 그런데, 극단적 저축과 동반한 재테크 플랜도 회사와 하찮은 일자리에 사람을 얽매이게 한다.


변화의 가능성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 것은 대학원 - 기술 교육 - 강의와 강연 - 모임 활동 - 책 등등 삶과 직업을 원천적으로 바꿀 수 있는 모든 행동들을 제한시킨다. 


이런 상황 속에서 회사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도 없다. 험한 옥설을 듣고, 말도 안 되는 갑질을 당하더라도 꾹 참고 버틸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이 망가져 하루하루 좀비처럼 회사에 출근하더라도 답이 없다. 나에겐 이 회사만이 유일한 선택지니까.


그에 반해 통장 속에 숫자로 월급을 저장해 두지 않고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모색한 사람은 당당하다. 그들은 언제든지 이 협상 테이블에 벗어날 준비가 되어있었고, 오히려 그런 의연하고 저항적인 태도가 자기만의 작은 세상에서 남들을 짙밟고 착취하며 돈을 벌어가는 존재들을 공손케 한다. 사람도 누울 자리 보고 눕는다. 착취자도 반항적이고 당당한 인간들 앞에선 감히 손을 대질 못한다.



청년내일채움공제(정부와 기업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이 2년간 300만 원을 적립하면 900만 원을 지급해주는 정책)라는 덫에 얽혀 흔히 말하는 좆소에서 온갖 인격적 모독과 산업재난 속에 살아가다가 군 입대를 동생을 난 두 눈으로 목도하고 그 이야기를 두 귀로 들었다.








4. 아끼는 것은 부자의 길이 아니더라.


부자가 되려면 결국은 생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시급 x 시간 = 수익], [자본 x 투자수익률 = 수익]이라는 부의 서행차선의 경로는 시간이라는 상수에 얽매여 한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제품 x 제품당 이익 = 수익]이라는 부의 추월차선의 경로는 무궁무진한 벌이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생산이라는 것도 어떻게든 돈을 쓰고 소비를 하고, 경험이라는 것을 해본 사람들에게 생겨난다.


세계에서 영향력 있고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마르셀 프루스트'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프랑스 상류사회와 그 위에 춤을 추는 인간군상에 대한 세밀하고 입체적인 묘사로 역사의 길이 남을 소설가가 되었다.


위대한 작품은 다양한 경험 - 진기한 일들을 체험하고  관찰하고자 하는 모험정신이 없었더라면 생겨나지 못했을 것이다. 창작을 할 때 막힌다면 가야 할 곳은 사람들 틈 사이이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뿐만 아니라 물건을 만들고 판매를 할 때에도 아낌없는 소비와 투자, 경험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만 한다. 강의와 전자책을 파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사람을 매혹시키고 - 어던 물건을 만들어내는지 - 어떤 고객층을 타깃 하는지는 직접 그 시장에 빠져 돈을 써봐야지만 가능한 것이다.


소비자가 되어바야지 잘 만들고 잘 팔 수 있다. 경험에 투자하는 것이 통장 속에 숫자를 채워 넣는 것보다 더 의미 있다.




5. 소비를 해야만 얻는 것 :

생산자의 눈, 마케터의 눈


내가 소화 가능할 만큼의 경험에 대한 투자, 소비가 만들어낸 변화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겐 음식들이 칼로리와 단백질, 탄수화물 그램 수로 보인다는 것처럼 나도 콘텐츠를 소비할 때 웃고 떠드는 것으로 그치지 않게 되었다. 이젠 제작자가 어떤 의도로 썸네일과 영상의 구성을 했는지 약간이나마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옹졸함에 빠져 이 물건이 몇 백원이 더 싸네 하며 시간과 정신을 낭비하기보다 물건과 서비스-콘텐츠 그 뒤에 이면에 존재하는 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파악한다.






글을 마치며


지질함과 작은 세상에 빠져 화가 많은 사람에서 물질세계 이면에 존재하는 작동원리를 꿰뚫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에 <소비>, <투자>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니 무지출 챌린지/짠테크니 하는 시대적 흐름에 소비하는 나 자신을 자책하고 경멸하지 말자.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그때 저축해서 복리의 마법이네 머네 하는 것으로 만들어낸 돈보다 소비와 경험에 대한 투자로 얻게 되는 '삶의 열정', '인적 정서적 자본들', '생자의 시각' 등이 더 많은 돈과 정서적 풍요로움을 만들어낼 것이다.


짠테크로 성공했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도 그들의 성공의 한 축에는 짠테크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의 현재 위치의 성공에는 유튜브 콘텐츠, 전자책, 강의를 생산하고 마케팅을 하는 등 '생산자'가 되었기에 성공한 것이다. <부자아빠 가난한아빠>의 저자를 작은 부자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자로 만들어낸 것은 그가 '생산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재무 계획에 얽매여 한계를 만들지 말자.
우린 1년에 1억 10억 100억도
만들어낼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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