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다는 건,
익숙한 나를 잠시 내려놓는 일이었다.
잠도, 식사도, 생각마저도
모두 아이에게 맞춰지는 낯선 리듬 속에서
나는 어느 날 문득
내가 누구였는지 잊은 것만 같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컥하는 마음을 삼키며
웃고, 달래고, 안고, 재우고,
그렇게 나 아닌 누군가의 하루가 되어
나는 나를 조용히 밀어 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딘가에서
아주 미세하게, 아주 조용하게
나는 여전히 나를 부르고 있었다.
아이의 첫걸음마를 바라보던 날,
나는 속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나도 잘 걷고 있는 걸까?”
그 순간 깨달았다.
엄마라는 세계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걸.
나는 이 세계 안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웠고
새로운 리듬에 익숙해졌으며
이전에는 몰랐던 나의 마음을 만나고 있었다.
예전처럼 번듯한 이력은 없지만
하루하루를 정성껏 살아내는 일이
어쩌면 가장 깊은 자기 계발이란 생각이 들었다.
짧은 글을 쓰고,
조용히 책장을 넘기고,
아이가 낮잠 잘 때 마시는 커피 한 잔에서
나는 다시 나를 만난다.
비로소 알겠다.
나를 잃는 줄 알았던 이 길이
결국은 나를 찾아가는 길이었다는 걸.
엄마이기에 가능했던 시간들.
그 안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졌고,
조금 더 다정해졌다.
엄마라는 세계 안에서
나는 오늘도
나를, 그리고 삶을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찾아가고 있다.